|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1루가 가장 걱정이기는 하다.”
키움이 시범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고민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괜찮을 것 같았던 1루가 특히 그렇다. 김웅빈(26)을 낙점했는데 시범경기에서 신통치 않았다. 다른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김웅빈이 터졌다.
김웅빈은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전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 1안타가 투런 홈런이었다. 경기는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김웅빈의 홈런은 반가운 부분이었다.
팀이 1-3으로 뒤지고 있던 6회초 2사 후 대타 이정후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잘 던지고 있던 양창섭을 한 차례 괴롭혔다. 이어 김웅빈이 타석에 섰다. 김웅빈은 양창섭의 초구 시속 143㎞짜리 높은 속구를 잡아당겨 우월 투런포를 쐈다. 비거리는 112m가 나왔다.
이번 시범경기 내내 좋지 못했다. 8경기에서 11타수 2안타, 타율 0.182에 그치고 있었다. 볼넷 4개는 나쁘지 않았으나 이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1루수는 ‘거포’의 이미지가 있다.
마침내 터졌다. 19일 한화전에서 2루타를 하나 때렸고, 두 번째 장타다. 홈런은 당연히 첫 번째다. 1-3에서 3-3 동점을 만드는 홈런으로 영양가 또한 만점이었다. 무엇보다 홍원기 가독을 웃게 만들 수 있는 홈런이었다.
스프링캠프 당시 홍 감독은 “내야의 경우, 1루와 3루는 공격 위주로 보고, 2루와 유격은 수비를 중점으로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루수 김웅빈을 최우선으로 언급했다. 2020년 73경기에서 8홈런을 때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97경기에서 6홈런에 그쳤지만, 자질은 있는 선수다.
그래서 주전 1루수로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김웅빈의 페이스가 주춤하다. 홍 감독은 “김웅빈이 타격 페이스도 그렇고, 수비도 그렇고 조금 더 올려줘야 한다. 예상보다 올라오지 않아서 걱정이기는 하다”고 짚었다.
이어 “시범경기 동안 외야수인 박찬혁도 1루 테스트를 하고 있다. 정규시즌 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여러 선수를 시험삼아 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웅빈도 안심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감독의 말을 들었을까. 김웅빈이 시원한 아치를 그렸다. 시범경기 기세가 좋았던 양창섭을 상대로 만들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물론 한 방으로 홍 감독의 고민을 완전히 지워줄 수는 없다. 그러나 막힌 혈을 뚫어내는 홈런이 될 수 있다. 그러면 키움도 웃을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