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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지기자]1년 5개월 만에 가수 홍진영이 ‘본업’으로 복귀한다. 긍정 에너지 만큼은 잃지 않은 홍진영의 음악 색은 여전히 그대로다.

홍진영은 1년 5개월이라는 긴 공백기 동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던 탓인지 지난 5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특유의 긍정 에너지는 잃지 않았지만 조금은 위축되고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논란 이후 후회된 점은 없냐’는 질문에 “처음 논란이 터졌을 때 조언을 구할 데가 없었다. 그래서 다들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두려움이 앞섰다. 제가 만약에 그걸 인정해 버리면 나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나에게 등 돌리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고 그 부분이 가장 무서워서 변명만 했던 것 같다”며 “이걸 물어볼 데도 없으니 너무 성급하게 판단해서 대처를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그 점이 너무 후회됐고 처음부터 인정했더라면 어땠을까, 실망감을 안겨드린 게 너무 죄송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논란 이후 공백기는 홍진영에게 인간 관계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의 연락을 무시하고 퉁명스럽게 대하다가도 복귀 기사가 나오니 다시 연락을 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홍진영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들도 있었다. “선배님들 중에서 일주일에 서너번씩 연락을 주신 분들이 계시다. 나를 위해 기도도 해주시고 좋은 얘기도 해주셨다. 멋진 선배가 되어있을 테니까 건강 잘 챙기라고 좋은 말씀과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도 해주셔서 감사했다.”

1인 기획사에 속해 있는 홍진영에게 공백기는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닌 후회와 함께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시간이었다. 홍진영의 공백기와 동시에 그와 함께하는 7명의 소속사 직원들의 공백기도 시작됐다. 그는 “내가 일하지 않으면 회사가 굴러가지 않는다. 내가 쉰다고 회사까지 쉬면 문닫아야 한다”며 “(공백기 동안)다른 회사의 제안들도 많이 왔다. 혼자서 힘들지 않냐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우리 직원들까지 포용해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그래서 힘들더라도 혼자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따라주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좋은 곡을 준 조영수 작곡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본업인 가수로 복귀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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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의 복귀에 대해 모두들 궁금한 점이 많았다. 복귀하는 이유부터 시점, 복귀곡은 왜 하필 신나는 음악인지 등 홍진영에 대한 수많은 관심이 쏠렸다. 홍진영은 공백기 동안 SNS에 올린 게시물로 인해 떠돈 복귀설에 대해 부인하며 그 당시 복귀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컴백을 알리며 발매한 신곡 ‘Viva La Vida’(비바 라 비다)는 작곡가 조영수가 먼저 홍진영에게 전한 곡이었다. 신나는 곡으로 컴백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그는 “영수 오빠가 신경을 많이 써주기도 했고 다들 주변에서 홍진영 하면 그래도 신나는 곡이지 않냐고 말씀해주셨다. 슬픈 노래는 어떨까 생각도 해봤는데 나랑 안 어울린다고 다들 말씀하시더라.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겠다라고 말씀을 드렸던 게 신입일 때도 안티가 많았다. 이번에 복귀를 결심하며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나아갈 예정”이라며 다짐했다.

공백기 동안 가장 미안한 마음이 컸던 건 그의 팬인 홍블리너스였을 것이다. 홍진영은 “제가 힘들어 보이는 모습을 안 보여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가수로서 모습을 잘 보여드리고 싶다”며 본업으로 미안한 마음을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로서 어떤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냐는 질문에 “이전부터 트로트에 트로트 발라드, 이디엠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서 도전해왔다. 이번엔 라틴 풍 트로트로 돌아왔다”며 “이번에 제 포인트 안무도 많을 것으로 기대되고 영어 버전 녹음도 색다른 도전이었다”고 말해 이번 음원에 대한 기대를 불러 모았다.

이번 앨범에 홍진영이 직접 작사에도 참여해 진정성 있는 가사도 기대된다. 홍진영은 “제목이 ‘비바 라 비다’라는 라틴어인데 인생 만세라는 뜻이다. 라틴 풍 음악이다 보니 제목도 라틴어 중 좋은 뜻이 없나 찾아 보다가 뜻이 좋아서 제목으로 정해뒀다”며 “영수 오빠가 직접 작사를 해보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내가 가사를 쓰니)처음엔 어둡게 나오더라. 가사들 중 남아있는 건 2절 벌스 1줄 빼고 싹 다 바뀌었다”며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 였는지 떠올리며 가사를 고쳤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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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곡 ‘비바 라 비다’에는 여전히 홍진영의 색깔이 남아 있었다. 이번 앨범을 내기까지 준비 기간은 한 달로, 조용하고 빠르게 준비를 끝마쳤다. 이번 활동에 대한 목표로 홍진영은 “처음부터 큰 욕심이 없었다. (그래도)이 정도면 성공했다라고 생각한 건 ‘홍진영 노래 들어봤어? 노래 괜찮더라’ 정도만 되어도 감사하다. 무대에 설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에 첫 방이자 막방인 음악 방송을 잘 끝냈으면 한다”며 작은 바람을 전했다.

mj98_24@sportsseoul.com

사진 | IMH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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