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지난 2020년 6월23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KBO리그 복귀 논란과 관련한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음주 운전 전력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아직 강정호(35)의 키움 복귀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여전히 검토중이다.

KBO 관계자는 26일 스포츠서울에 “강정호의 임의해지 복귀 승인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법률적인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으로 갈 경우 큰 소송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가 승인을 하지 않고, 키움이 가처분 신청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법원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KBO 소속으로 뛰라는 명령이 내려오면 복귀를 시켜야 한다.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미 시간이 흘렀다. 더 길게 끌 수는 없다. 4월 안으로 결론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또 우리가 불리해지는 면도 있다. 법리적 판단이 나오면 그에 따라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짚었다.

키움은 지난달 17일 강정호와 연봉 3000만원에 선수 계약을 맺었고, 하루 뒤인 18일 이 소식을 알렸다. KBO에 임의해지 복귀 승인 요청까지 넣었다. 이미 KBO로부터 유기실격 1년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받았기에 돌아와도 바로 뛸 수 없는 상태.

여론은 강경했다. 이미 2년전 복귀를 시도한 바 있다.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강정호 스스로 복귀 의사를 접었다. 이번에는 키움이 강정호를 설득했고, 계약까지 맺었다. 키움의 강행돌파였다. 그러나 KBO가 태클을 걸었다. 한 달 넘게 승인하지 않고 있다.

허구연 총재는 지난 3월29일 취임식 당시 “여러 각도에서 조명을 해야 한다. 고려할 사항도 굉장히 많다. 심사숙고하고 있다. 규약 44조, 61조, 67조 등을 계속 보고 있다.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규약 44조는 ‘선수계약의 승인’이다. “총재는 리그의 발전과 KBO의 권익 보호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선수와 선수계약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61조는 ‘보류되지 않은 선수’다. 현재 강정호의 신분이며, KBO가 승인을 해야 보류선수가 된다.

이어 67조는 ‘복귀허가’다. “총재는 선수가 제재를 받게 된 경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수의 복귀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실행위원회나 사무처의 제재를 받은 선수의 경우 이사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후 한 달 가까이 흘렀다. 여전히 고심중이다. 변호사들의 법률적인 판단에 달렸다. 이미 키움이 2년 전 KBO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시도한 바 있다. 허민 전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와 관련해 KBO가 징계를 내리자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겠다”고 나섰다.

이내 허 전 의장이 사과문을 내고 의사를 철회하기는 했으나 KBO 소속 구단이 상위 단체에 소송을 예고한 초유의 사태였다. KBO는 이번에도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 현재 이정석 대주주가 여전히 막후에서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오너가 “무슨 수를 써도 강정호를 데려오라”고 지시하면 남은 것은 소송 외에 없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기는 하다. 이미 강정호 건으로 2020년 5월 상벌위원회를 열었고, 제재를 내렸기 때문이다. 키움의 승인 요청을 거부할 내부적인 명분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국민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야구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음주운전 3회에 사고까지 냈던 강정호의 복귀는 큰 충격파를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허 총재와 KBO가 심사숙고하고 있다. 곧 결론이 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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