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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혁 아산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이유 있는 반란이다.

박동혁 감독이 이끄는 충남 아산은 지난 시즌 기준, K리그2 최저 연봉 팀이었다. 연봉 총액이 17억4700만원 수준이었다. 1위 대전하나시티즌(67억6400만원)과 4배가 넘게 차이 나는 수치다. 그럼에도 10개 팀 중 8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더욱이 아산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K리그에서 팀 내 외국인 선수의 비중과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아산은 지난 시즌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김인균을 비롯해 박세진, 한용수 등 주축들이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났다. 박 감독은 굴하지 않고 송승민, 이호인, 유강현, 유동규 등 알짜 영입에 성공하며 팀을 재편했다. 그는 자신의 색깔을 빠르게 팀에 녹였다. 시종일관 강한 전방 압박과 한 발 더 뛰는 축구로 다른 팀들을 위협하는 중이다. 특히 프로 2년 차 최전방 공격수 유강현은 아산에서의 첫 시즌인데, 벌써 5골2도움으로 외국인 공격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아산은 12경기를 치르며 승점 17(4승5무3패)을 확보해 5위에 올라 있다. 그야말로 ‘가성비 갑’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12골을 넣으며 10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득점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실점은 3위다. 무엇보다 선제골을 넣은 5경기에서 4승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또 아산은 지난 3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FC안양과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2라운드 로빈을 2연승으로, 쾌조의 출발을 끊었다. 8경기에서 2무6패로 열세였던 안양을 창단 후 처음으로 꺾는 겹경사도 누렸다.

시즌 전 미디어 데이에서 박 감독은 “5위 이상은 현실적으로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내친김에 플레이오프(PO)를 정조준한다. 박 감독은 자신이 있다. 그는 안양을 꺾은 뒤 “아산이 성장했다는 의미다.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느 시점엔 목표를 정해서 플레이오프 계획을 짜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만 30대에 사령탑에 올라 5년 차에 접어든 박 감독이 아산과 함께 K리그2에 긴장감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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