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NC 이동욱 감독, 투수 교체 합니다!
NC 이동욱 감독(왼쪽)과 손민한 코치.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지난해 8월이었다. 극도로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즌이 재개된 가운데 베테랑 투수 2명이 엔트리에서 사라졌다. 구단은 이들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유가 부상이나 부진이 아니라고 설명했고 이는 방출 통보의 복선이었다. NC가 창단 첫 해부터 든든히 뒷문을 지켜온 임창민(37), 김진성(37)과 이별을 예고한 순간이었다.

후반기 전력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은 아니었다. 둘 다 시즌 종료 한 달여를 앞두고 1군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자 방출통보를 받았다. 2020년 후반기 전성기처럼 활약하며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던 임창민과 김진성이 NC 유니폼을 벗고 창원을 떠났다. 끝은 아니었다. 임창민은 두산, 김진성은 LG와 계약했다. 임창민은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을 정도로 방출자 시장에서 인기가 많았다.

투수진은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가 필요하다. 임창민은 영리함으로, 김진성은 열정으로 타자를 잡는 투수다. 김강률, 홍건희, 이승진 등 오른손 파이어볼러가 필승조를 이루는 두산은 임창민과 이들의 조합을 기대했다. 불펜 뎁스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LG는 김진성과 같은 큰 형이 투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방출 통보 후 직접 9개 구단에 연락한 김진성의 간절함에 곧바로 응답했던 LG다.

두산과 LG의 선택은 성공을 향한다. 임창민은 시즌 첫 3주 동안 필승조로 활약했다. 부상으로 빠진 박치국과 예상보다 부진한 이승진의 빈자리를 메웠다. 현재 2군으로 내려가 조정기를 갖고 있는데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다시 1군에 올릴 계획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 시즌 내내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임창민 스스로 베스트 컨디션이라고 할 때 다시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포토]두산 임창민, 삼성전 3회초 이른 등판
두산 투수 임창민이 지난달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 3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선발 박신지에 이어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진성은 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추격조, 롱릴리프, 필승조까지 중간투수로서 모든 역할을 소화한다. LG 주전포수 유강남은 김진성에 대해 “이전에는 변화구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캠프부터 공을 받아보니 아니었다. 속구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타자 입장에서 바로 대응하기 힘들 정도의 구위”라며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 선배님이다. 늘 가장 먼저 나와 가장 늦게까지 운동하신다”고 말했다.

7회말 만루위기에도 무실점 김진성 [포토]
LG 우완 불펜 김진성이 지난달 26일 2022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 7회말 만루위기에 몰렸지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고 있다. 대구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베테랑 둘을 떠나보낸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42로 이 부문 최하위다. 이용찬, 심창민, 원종현, 김영규, 홍성민, 류진욱으로 필승조를 구성했는데 마무리 이용찬 홀로 고군분투한다.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승리공식이 사라졌고, 승리공식이 사라지면서 경기 후반 승부에 애를 먹는다. 허무한 패배가 반복되고 위닝시리즈는 단 한 번에 불과하다.

자연스레 임창민과 김진성이 떠오르는데 되돌릴 수는 없다. 이별은 쉽지만 극복은 어렵다. 10년 전 우여곡절 끝에 유니폼을 입고 반전 스토리를 만들었던 개국공신 투수 둘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오는 NC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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