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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항상 걱정은 불펜이다.”
‘투수왕국’으로 꼽히는 프로야구 KT 사령탑의 예상을 빗나간 답변이다. KT의 가장 큰 걱정은 부상으로 인한 중심타선의 장기 이탈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답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야수가 없는 것은 크게 신경 안 쓴다. 왜냐하면 1할 타자 9명을 가지고도 경기에서 점수는 충분히 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경기를 어떻게 잘 지키느냐다. 리드를 끝까지 지켜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T는 현재 간판타자 강백호와 새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가 골절로 장기 이탈한데 이어 지난 6일에는 황재균이 왼쪽 손바닥 부상을 입었고 ‘안방마님’ 장성우는 팔꿈치 통증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심타선의 부상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지키는 야구’를 위해선 불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선발 투수의 활약에 이어 마운드를 지켜줄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선발 투수가 잘 던져서 1점이라도 이기는 경기라면 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믿었던 불펜에서 무너지면 앞으로의 경기도 보이지 않게 된다”며 “리그를 보면 확실한 불펜이 있는 팀이 연패에 안 빠지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적어도 5할 성적은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불펜 강화를 위해 중간 로테이션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투수왕국’이라 불리는 만큼 보유한 인적 자원을 모두 활용해 마운드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이 블론세이브도 제일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불펜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며 “(2군에서)한두 명 불러서 바꿔보려고 한다. 보유한 중간 로테이션 자원 안에서 기회를 주고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중심타선의 공백에 고전했던 KT는 조금씩 순위 반등을 이루고 있다. 이의 연장선으로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심타선이 빠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힘을 실어 ‘1점차’ 승리라도 챙기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다음 달이면 강백호와 라모스도 부상에서 복귀하고, 1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도 복귀가 가까워지고 있다. 지키고, 버티다 보면 완전체 KT로 투타 모두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 감독은 “라모스와 백호가 돌아올 때까지 이달만 잘 버티면 될 것 같다”며 “또 쿠에바스의 빈자리를 (엄)상백이가 잘 채워주고 있다. 때문에 쿠에바스가 잘 돌아오면 엄상백이라는 확실한 중간투수 카드가 생겨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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