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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위기는 넘겼지만 과제도 명확해졌다. 17년 만에 K리그1 우승을 꿈꾸는 울산 현대에 ‘밀집 수비 극복’ 특명이 내려졌다. 자연스럽게 타깃형 공격수 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짙다.

울산은 지난 5일 강원FC와 치른 K리그1 20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42분 엄원상의 극적인 결승포로 2-1 신승했다. 이전까지 리그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 무득점 부진에 빠지며 2위 전북 현대에 ‘승점 5 차이’ 추격을 허용한 울산으로서는 다행스러운 결과다. 다만 홍명보 울산 감독은 “이겼지만 정상이 아니다. (평소대로) 똑같이 하는데도 잘 안 될 때가 이다. 지금이 그런 시기”라며 고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결승골 주인공 엄원상도 홍 감독 견해에 동의하며 일종의 심리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1위를 하고 있는데 (2위 전북과) 승점 차가 좁혀져서 부담을 느껴 경기력에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더 쫓기는 건 상대 팀의 ‘그물망 수비’가 한몫한다. 아마노 준, 바코, 이청용 등 미드필더진에 기술자가 많은 울산은 시즌 초반부터 창의적인 패스워크로 경기를 지배하며 승점을 쌓았다. 그러자 상대 팀은 울산만 만나면 ‘두 줄 수비’를 기본으로 한다. 최후방 수비와 2선 간격을 좁히고, 최전방 공격수까지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블록을 형성, 울산의 패스 줄기를 끊는 데 애쓰고 있다. 최근 울산을 상대한 성남, 포항, 강원 모두 유사한 블록 수비를 통해 뒷공간을 두드리는 전략으로 효력을 봤다.

강원전에서는 레오나드로의 개인 전술, 엄원상의 한방으로 블록 수비를 뚫고 승점 3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매 경기 이런 장면이 나오리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이들에 대한 견제 수위는 물론, 블록의 강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밀집 수비 극복의 열쇠는 측면이다. 윙어 뿐 아니라 측면 수비 자원이 공격에 가담해 상대 수비 동선을 잃고 다채로운 크로스로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그런데 울산은 강원전에서 20개의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슛으로 마무리한 건 단 3개. 그것도 2개는 왼쪽 풀백 이명재가 공격에 가담해 때린 슛이다. PTA(Prime Target Area·축구에서 골이 많이 나오는 지역)로 향한 크로스는 6개였는데 슛으로 연결된 건 1개였다. 반면 강원은 PTA로 향한 크로스가 4개였고, 공격수인 김대원, 양현준이 한 차례씩 슛으로 연결했다. 그만큼 울산이 밀집 수비 극복의 선결 조건인 크로스의 정확도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최근 경기 모두 크로스 성공률이 저조했다.

울산 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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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특정 개인의 크로스 질이 나쁜 게 아니다. 크로스를 유의미하게 살릴 타깃형 공격수 부재가 가장 크다. 울산은 지난해까지 오세훈이 타깃형 공격수로 제 몫을 했다. 그런데 시즌 개막 직전 돌연 J리그 시미즈로 이적했다. 울산은 오세훈의 부재를 전반기에 제로톱 등으로 메웠으나 상대가 마음먹고 ‘잠그기’에 나서면서 또 다른 플랜이 필요해졌다. 가장 확실한 대책은 선수 영입이다. 울산은 애초 헝가리 공격수 마크 코스타를 타깃형으로도 활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중앙보다 측면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는 유형이다. 울산이 2년 계약한 코스타 대신 다른 타깃형 공격수를 물색해온 이유다. 다만 코스타가 타 팀으로 임대 혹은 이적해야 외인 쿼터가 생기는데 현재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홍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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