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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양현종(34) 다음이 이의리(21·이상 KIA)다. 냉정하게 본 KIA의 선발 원투 펀치 얘기다.
적어도 투수 쪽은 역대급 흉작이다. 양현종과 원투 펀치 형성을 기대한 션 놀린은 기대를 밑돈데다 종아리 파열상으로 2개월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육성형 외국인 투수 개념으로 영입한 로니 윌리엄스는 10경기만 치른 뒤 짐을 쌌고, 대체 선수로 영입한 토마스 파노니는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세 명의 외국인 투수가 거둔 승수는 단 6승(9패, 이상 26일 현재)이다.
세 명의 외국인 투수가 선발등판으로 소화한 이닝은 97.1이닝에 불과하다. 불펜 필승조 삼총사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이 114이닝을 소화했으니,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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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KIA는 4위 싸움 중이다. 돌아온 대투수 양현종이 선발진에 중심을 잡아줬고, 2년차 이의리가 들쑥날쑥한 투구 속 103.1이닝을 소화하며 뒤를 받쳤다. 임기영도 고군분투 중이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한승혁은 개막 첫 달 역투가 신기루처럼 날아간 상태다. 양현종과 이의리를 제외하면, 현재까지는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없다는 게 KIA의 현실이다.
정규시즌은 버틸 수 있다. 파노니가 KBO리그 적응을 시작했고, 포수 박동원이 돌아와 장점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놀린도 27일 광주 NC전을 통해 복귀해 선발진에 숨통을 트일 전망이다. 외국인 투수가 안정화하면, 선발투수가 여섯 명에 달해 등판간격 조절 등으로 체력을 아낄 수 있다. 타선 밸런스도 나쁘지 않아, 이른바 선택과 집중으로 버티기 그 이상을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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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KIA는 상위 네 팀에 12승1무27패로 승패마진 마이너스 14를 기록했다. 반면 하위 다섯 팀에게는 33승 14패로 19승을 보탰다. 상위팀에 1승 2패, 하위팀에 2승 1패 전략으로 남은 57경기를 치르면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상위팀과 24경기를, 하위팀과 33경기를 각각 남겨뒀기 때문이다.
문제는 포스트시즌 때다. 시즌 끝까지 ‘강약약강’을 유지한다면 KIA의 가을잔치는 아주 짧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 에이스 양현종이 첫경기를 잡아주더라도 팀 명운을 2년차 이의리에게 걸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양현종과 원투 펀치를 형성할 ‘강한 외국인 선발’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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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린이나 파노니의 각성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투구 유형상 상수로 보긴 어렵다. 단기전은 무브먼트보다 힘으로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강속구 투수가 필요하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NC 드류 루친스키, 두산 라울 알칸타라 등 우승팀에는 강속구 외국인 투수가 1선발로 활약했다.
대체 외국인 투수는 8월15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선수등록을 마쳐야 한다. KIA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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