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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상무 조규성이 5일 열린 성남FC와 K리그1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전역을 앞둔 말년병장은 끝까지 간절하게 뛰었다.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24·김천 상무)이 군인 신분으로 치른 마지막 K리그1 경기에서 1골2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팀에 승점 3을 안겼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성남FC와 K리그1 27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해 3개 공격포인트를 쓸어담으며 김천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조규성은 지난달 동아시안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는데 허벅지 부상으로 이전 2경기에 결장했다. 그 사이 김천은 3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강등권 추락 위기에 놓였는데, 조규성이 복귀하자마자 득점 가뭄을 해결했다. 또 리그 10위(승점 26)를 마크하며 잔류 경쟁에 힘을 싣게 됐다.

조규성은 전반 6분 만에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성남 골문 왼쪽 구석을 뚫는 예리한 중거리 포로 선제골을 해냈다. 베테랑 수문장 김영광도 손을 쓸 수 없었다. 이어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역습 상황에서 김경민이 수비 배후를 파고드는 타이밍에 맞춰 정확한 침투 패스를 넣어 두 번째 골을 끌어냈다. 조규성은 3-1로 앞선 후반 추가 시간엔 문전 혼전 중에도 여유 있게 공을 가슴으로 제어한 뒤 명준재에게 연결해 팀의 네 번째 득점을 도왔다.

2019년 K리그2 소속 FC안양에서 프로로 데뷔한 조규성은 한 시즌 14골을 넣으며 이듬해 K리그1 ‘1강’ 전북 현대로 적을 옮겼다. 그러나 슬럼프 기미를 보였다. 스타군단 전북 경쟁 구도에서 고전한 조규성은 2020시즌 4골(23경기)에 그쳤다. 이후 전격 입대를 선택한 그는 지난해 K리그2 소속으로 뛴 김천에서 부활을 노렸으나 도쿄올림픽 본선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등 여전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포토] 조규성 \'저도 넣었어요\'
조규성이 지난 6월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연이은 시련에 조규성은 이를 악물었다. 피지컬을 보완하고 여러 해외 정상급 원톱 골잡이의 움직임을 스스로 공부하며 한차원 거듭나고자 했다. 효과는 탁월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득점력이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A대표팀 ‘벤투호’에도 승선했다. ‘유럽파 황의조’라는 좋은 경쟁자도 만나며 동기부여도 강했다. 월드컵 최종 예선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 자리잡은 조규성의 오름세는 올 시즌 K리그1에 승격한 김천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올 시즌 현재까지 13골을 기록하며 득점 순위 2위에 매겨졌다.

조규성은 성남전 직후 전역 휴가를 받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9월 7일 전역, 곧바로 원소속팀 전북으로 복귀한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위상이 달라진 그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앞서 외인 공격수 일류첸코를 FC서울로 이적시켰다. 하반기 리그 우승 경쟁을 이어가는 전북은 최전방 공격진에서 구스타보와 조규성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조규성은 축구 선배 이동국이 과거 2002 한일월드컵 엔트리 탈락 이후 상무에 입대해 ‘제2 전성기’ 디딤돌을 마련한 것처럼 군에서 더 높이 날 계기를 마련했다. 고별전에서 맹활약한 그는 군 생활을 더욱더 해피엔딩으로 장식하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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