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선두 수성은 하고 있지만 ‘수비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방심 없이 17년 만에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려는 울산 현대가 주시하는 부분이다.
울산은 K리그1 28경기를 치른 가운데 승점 59(17승8무3패)를 기록, 2위 전북 현대(승점 50)와 승점 9 차이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7일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1로 비겨 승점 1 추가에 그쳤으나 전북도 이틀 뒤 열린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8월 들어 비교적 여유 있게 5경기를 치른 울산과 비교해서 전북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일정과 맞물리며 쉴 틈 없이 8경기를 소화했다. 게다가 ACL 16강~4강 모두 연장 사투를 벌였다. 4강 우라와 레즈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만큼 심신이 지쳐 있다. 팀당 정규리그 5경기, 스플릿 라운드 5경기 등 1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울산이 우승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선수단, 프런트, 팬까지 1%의 방심도 허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한 만큼 마지막까지 ‘승점 3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
그런 가운데 최근 2경기 연달아 같은 패턴으로 실점한 건 홍명보 감독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울산은 리그 9경기 연속 무패(5승4무)를 달리고 있으나 무실점 경기는 단 1경기(대구전 4-0 승)에 불과하다. 2골 이상 내준 경기는 없지만 상대 역습에 한 방씩 허용하는 게 습관처럼 굳어지고 있다.
특히 울산은 좌우 풀백 설영우와 김태환이 높은 지점에서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공격 지역으로 올라선다. 이때 수비형 미드필더를 포함해 2선 자원이 수세 시 커버해주고, 중앙 수비수가 영리하게 일대일 방어를 하는 게 상대 역습 제어의 핵심이다. 그러나 최근 2경기에서 실점할 땐 무기력했다.
지난 21일 김천 상무전에서는 센터백 임종은의 긴 패스가 끊겼고, 김천이 역습을 펼쳤다. 김지현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김준범에게 침투 패스했다. 이때 임종은이 다소 뒤로 물러나면서 김준범은 편안하게 오른발 슛을 때려 득점했다. 이어진 제주 원정에서도 마찬가지. 제주가 긴 패스로 역습을 펼쳤을 때 제르소가 공을 잡고 빠르게 드리블했다. 울산 센터백 김기희가 제르소와 마주했는데 뒤따르던 다른 제주 선수를 지나치게 의식하다가 뒤로 물러섰다. 제르소는 아무런 압박을 받지 않은 채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진, 왼발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약속한 커버플레이가 이행되지 않은 게 있고, 중앙 수비수가 상대 작고 빠른 공격수의 템포를 의식하면서 고전하는 게 사실”이라고 아쉬워했다. K리그 대다수 팀은 기술을 지닌 울산 공격진의 빌드업을 제어하고자 밀집 방어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긴 패스 위주로 역습하는 데, 울산 수비진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셈이다. 홍 감독과 코치진이 가장 고민하는 지점 중 하나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