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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샌프란시스코=김민규기자]“‘데프트’는 우승 자격이 있는 선수다.”
프로데뷔 10년차, 성장을 거듭하며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우리네 전설 ‘페이커’ 이상혁은 완전히 성숙한 모습이었다. 5년 전 결승전 패배 당시 팬들의 가슴을 애태웠던 ‘페이커의 눈물’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 자리엔 패배를 밑거름으로 더욱더 발전하겠다는 그의 ‘다짐’만이 있었다.
T1은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DRX와의 결승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배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T1과 이상혁은 ‘롤드컵 4회 우승’이란 위대한 도전에 실패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명승부를 펼친 까닭일까. 경기 후 만난 이상혁은 담담하다 못해 의젓한 모습이다. 5년 전 준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고개 숙여 눈물을 쏟았던 기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그는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던 게임이 많았는데 우리의 실수가 많았다. DRX의 중후반 집중력이 우리보다 뛰어났다”고 패배를 인정하며 “올 한해 팀원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그래서 결승에서 저력 있는 경기를 치를 수 있었기에 팀원들에게 고생했다고 진심으로 말해줬다. 오히려 준우승을 해 배울 수 있는 점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모두들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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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과 달리 이번 롤드컵 결승전 패배 후 그는 맏형으로서 팀원들을 다독였다. 이상혁은 “5년 전에는 0-3으로 패배해서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는 우리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슬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다음에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더욱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과 함께 ‘마포고 듀오’로 불린 ‘데프트’ 김혁규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했다. 이상혁은 “내가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 중이고, 오늘 준우승을 발판삼아 다음에는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데프트’는 이번에 첫 롤드컵 우승을 했는데 충분히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의 부족한 기량을 곱씹으며 다시 한 번 ‘롤드컵 4회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생각했던 것만큼 기량이 안 나왔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로서 롤드컵 우승은 당연히 가장 큰 목표다. 다음에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내년에도 T1에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상혁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말할 부분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올 한 해 동안 많은 여러 대회에 출전하면서 얻은 경험이 컸고 배운 점이 많았다”며 말을 아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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