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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월 트위터 갈무리.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향한 연대와 대립이 반복되며 장외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미국 언론인이 LGBT+(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무지개 티셔츠를 입고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했다.

미국의 한 스포츠 잡지 기고가 그랜트 월(Grant Wahl)은 21일(한국시간) 그가 무지개 티셔츠를 입고 미국과 웨일스 경기에 참석하려하자 경기장 경호원이 그에게 셔츠를 벗으라고 강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계정(SNS)에 이 사건에 대해 글을 올렸고, 올리지마자 휴대전화를 빼앗겼다고 했다. 월은 “지금 나는 괜찮다. 그러나 그것은 불필요한 시련이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나는 또한 30분 동안 붙잡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월은 경호 팀장이 그에게 사과하고 그를 경기장에 입장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중에 FIFA 대표로부터 추가 사과도 받았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성 이외의 동성 관계가 금지된 국가다. 이에 월드컵에 진출한 유럽 7개국이 성소수자를 향한 다양성과 포용의 뜻을 밝히고 연대를 위한 ‘One Love(하나의 사랑)’ 주장 완장을 착용하고자 했으나 FIFA는 개최국 카타르의 눈치를 보며 ‘One Love’ 완장 착용 선수에게 옐로우 카드를 부여하겠다며 유럽 대표팀의 계획을 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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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이 이란과의 경기에서 ‘One Love’ 완장 대신 ‘차별 금지’ 완장을 찼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잉글랜드 대표팀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란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은 ‘One Love’ 완장 대신 ‘No Discrimination(차별 금지)’ 완장을 찼다.

그러나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로이 킨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이같은 행동에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이 킨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적어도 옐로우 카드를 받더라도 성소수자 연대 완장을 찼어야 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라고 했다. 그는 “외부의 어떤 압력에도 우리는 신념을 굳게 지켰어야 했다. 믿음을 갖고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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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갈무리.

유럽 대표팀이 ‘One Love’ 완장을 차지 않자, 영국 국영방송 BBC스포츠 해설자가 대신해서 찼다. 잉글랜드와 이란의 B조 1차전에서는 영국 BBC 중계 해설을 맡은 앨릭스 스콧(38)은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스콧은 영국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경기 당일 오전에 이런 식으로 금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해리 케인이 이 밴드를 착용하고 나왔더라면 더 강력한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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