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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건재한 원투펀치를 받쳐 줄 세터가 없다.
흥국생명은 이번시즌 우승후보 가운데 한 팀으로 꼽힌다. 정규리그 6위로 지난 시즌을 마쳤지만 ‘배구여제’ 김연경의 복귀가 팀을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려놨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한 그는 비시즌부터 몸 만들기에 나섰고, 여느 시즌 때보다 쾌조의 컨디션으로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하지만 세터 포지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연경과 옐레나 등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다. 코트 위 지휘자로 불리는 세터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흥국생명은 이 부분에서 약점을 떠안고 있다.
흥국생명에는 김다솔과 박은서 그리고 박혜진, 3명의 세터가 자리한다. 다만 박혜진은 비시즌 무릎 연골 부분 파열 진단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김다솔과 박은서가 한 시즌을 온전히 이끌어야 하는데, 그나마 경험 있는 건 김다솔이다.
2014~2015시즌 수련 선수로 입단한 김다솔은 2020~2021시즌 도중 ‘학폭 논란’으로 아웃된 이다영의 대신 본격적인 주전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 시즌에는 박혜진과 함께 코트를 오갔고, 첫 FA(자유신분)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에 잔류했다.
아직 공격수들과 호흡은 미지수다. 미들블로커 이주아와 김나희가 있는 중앙을 잘 활용하지 못할 뿐더러, 공격 3, 4 위에 나란히 오른 옐레나와 김연경에게 쏴주는 토스도 흔들릴 때가 잦다. 건재한 공격수들이 있음에도 김다솔의 불안한 연결은 공격수들의 범실을 유발하는 시발점이 되고 있다.
세터 고민은 지난 29일 GS칼텍스와 2라운드 맞대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김다솔이 아닌 박은서를 선발 세터로 내세웠다. 하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자 1세트 11-15로 뒤진 상황에서 김다솔을 투입했다가, 18-22에서 다시 박은서를 넣었다. 2세트는 김다솔이 먼저 코트를 밟았지만 2-4에서 박은서를 투입, 4-10에서 또 다시 김다솔에게 지휘를 맡겼다.
3세트부터는 줄곧 김다솔이 팀을 이끌었지만, 5세트 승부처에서 더블 컨택 등 2번의 세트 범실로 GS칼텍스에 분위기를 내줬다. 이날 흥국생명은 시즌 첫 연패를 떠안았다.
김다솔은 세트 2위에 올라있다. 세트당 10.806개의 세트를 성공했는데 이 순위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수치일 뿐이다. 세터가 잘 세팅하지 못해도 공격수가 잘 처리하면 세트 성공으로, 잘 올려도 공격수가 처리하지 못하면 실패로 기록된다.
김다솔에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라운드 중반을 지난 지금, 흥국생명이 조금 더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는 김다솔의 손끝이 중요하다.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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