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의 10번 리오넬 메시. 지난 3일(현지시간) 호주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전반 35분 선제골을 넣었을 때다. 아르헨티나가 2-1로 이겼다. EPA 연합뉴스

루카 모드리치
크로아티아의 10번 루카 모드리치.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서로 공통점이 너무 많다. 4강전에서 ‘외나무다리 대결’을 벌이게 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와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

둘다 ‘캡틴’이고, 팀 공격의 핵을 의미하는 ‘10번’을 등에 달고 있다. 과거 월드컵 결승까지 진출해 준우승에 그친 점, 그럼에도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점도 같다. 나이도 둘다 30대 후반으로 비슷하다. 축구선수 최고영예인 ‘발롱도르’(메시 7회, 모드리치 1회) 수상 경력에만 다소 차이가 있다. 각각 포워드이고, 공격혁 미드필더이지만, 팀 공격을 주도하는 플레이메이커인 점도 같다.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의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4강전.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주장 중 한 명은 ‘월드컵 첫 우승’이라는 꿈을 접고 다시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떠나야 한다.

이 얼마나 잔인한 운명인가?

메시는 8년 전 2014 브라질월드컵 때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2006 독일월드컵 때 월드컵 본선 무대에 데뷔한 이후 3번째 도전만이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0-1로 석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발동도르를 탄 메시였지만 웃지 않았다.

메시의 슛
리오넬 메시의 슛. 호주와의 16강전 때다. 신화 연합뉴스

루카 모드리치
루카 모드리치(왼쪽). 지난 9일 브라질과의 8강전 때다. 로이터 연합뉴스

크로아티아는 4년 전 2018 러시아월드컵 때 사상 처음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으나, 킬리안 음바페를 앞세운 프랑스한테 2-4로 졌고, 모드리치는 생애 첫 월드컵 우승 문턱에서 쓰라림을 맛봤다. 발동도르는 모드리치의 몫이었고, 음바페는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이번이 5번째 월드컵 본선 출전인 메시. 그는 이번 4강전에 출전하면 독일의 로타르 마테우스의 월드컵 최다 출전기록(25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리고 결승전 혹은 3, 4위전에 출전하면 마테우스의 대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물론 메시한테는 이게 매우 중요한 게 아닐 것이다.

메시는 월드컵 본선에서 10골을 넣었다. 이번엔 4골을 넣어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5골)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골든부트 후보이다. 이번 4강전은 메시한테는 클럽과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펼치는 1002번째 경기다. 통산 790골에 33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골잡이가 아닌 모드리치의 정확한 골 기록은 없다. 그러나 그는 2018년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생애 첫 발동도르의 영예를 안았다. 2022~2023 시즌에도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회나 우승했다. 메시의 4회 기록보다 많다.

메시와 모드리치는 각각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엘클라시코에서 22차례 격돌했다. 다른 경기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27번째 맞대결이다. 모드리치가 12승으로 7승의 메시에 앞서 있다.

이번엔 과연 누가 웃고, 누가 울 것인가?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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