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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더 발전할 수 있었던 한해였다.”
‘LoL의 전설’로 불리며 정점을 찍었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결코 자만하지 않는다. 2022년을 돌아보며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초석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우리네 전설 ‘페이커’ 이상혁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게다가 이상혁은 월드클래스 인성도 갖췄다. 올해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일정을 끝내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 첫 공식 인터뷰를 약속했고 지난 22일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IVEX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 LCK 어워드’에서 그를 만났다. 약속을 지켜줘 고맙다는 인사에 오히려 이상혁은 “(스포츠서울과의)약속을 지킬 수 있어 영광이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진정성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올해 이상혁은 스프링 스플릿 전승 우승에 이어 서머, MSI·롤드컵 준우승까지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LCK 10회 우승, 최다 승, 최다 킬 등 그가 가는 길이 곧 기록이고 역사가 됐다. 이상혁은 “올해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따내지 못했지만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긍정적인 것 같다. 더 발전한 한해였다”며 “롤드컵 결승전에서 한 끗 차이로 패배한 것이 아쉽지만 우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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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화두를 꼽자면 단연 그의 ‘3년 계약’이다. 해외 팀들의 수많은 러브콜을 마다하고 ‘T1맨’을 선택했고, 프로 e스포츠선수 최초로 ‘원클럽맨’이란 의미도 담겼기 때문.
이상혁은 “계약을 할 때 많은 요소를 고려하겠지만 T1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팀이 나를 원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가 좋은 성적을 냈는데 그 선수들과 내년에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이유도 있다”며 “가장 경쟁력 있는 리그인 LCK, 그리고 T1에서 뛰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다”고 T1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내가 T1에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응원해주는 팬들과 팀의 대우 등 모든 환경이 남을 수 있도록 도와줬기 때문이다. T1이 명문구단이기에 내가 원클럽맨으로 남는 것이 더 빛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미드 라이너로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출전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해본 베테랑이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또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이상혁은 “아시안게임은 어떤 스포츠선수든 나가고 싶은 꿈의 무대다. 대회에 내가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면 매우 영광이겠지만 최우선은 아시안게임에 나가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내 경기력을 갈고 닦는 것이다. 그래서 내 경기력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며 “만약 국가대표로 출전한다면 더욱더 열심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프로 데뷔 10년차, 그동안 쌓인 내공만큼이나 팬들을 향한 그의 사랑도 진심이다. 자신의 프로생활을 더 지속시켜주고 발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팬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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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은 “스포츠가 존재하는 이유는 팬들의 관심과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스포츠도 똑같다. 팬들에게 더 많은 것으로 보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며 “프로생활을 거듭하면서 팬들의 응원과 사랑에 더 많은 의미를 두는 것 같다. 사실 지금은 팬들 덕분에 뛰고 있다. 내게 있어 팬들은 프로생활을 더 지속하고 발전시켜주는 원동력이다”고 힘줘 말했다.
그래서일까. 이상혁의 트레이드마크인 안경테도 팬 맞춤형이다. 그는 “네모난 뿔테를 끼다가 동그란 안경으로 바꿨다. 팬들이 네모난 뿔테보다 동그란 안경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앞으로도 이 안경테를 쓰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이상혁은 “2022년엔 내가 목표했던 롤드컵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웠고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토대로 잘 실천하면 새해엔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팬들에게도 새해에 더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에도 팬들 모두 건강하게 본인이 목표한 것들을 꼭 이루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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