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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수비수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가 지난해 11월2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상대 공격수 피라스 알-부라이칸과 볼 다툼하고 있다. 도하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에 패한 뒤 모든 게 바뀌었다. 다음 경기까지 이틀은 지옥 같았다.”

아르헨티나 축구국가대표 풀백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31·올랭피크 리옹)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충격패 이후 내부 분위기를 언급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끝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36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성인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캡틴’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의 라스트 댄스로 주목받은 대회여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더욱더 드라마틱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프’ 프랑스와 전,후반 연장까지 세 골씩 주고받은 뒤 승부차기에서 극적으로 이겼다.

다만 화려한 피날레에 앞서 ‘이변의 희생양’이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첫판에서 아시아 팀인 사우디에 1-2로 패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았다. 실점도 실점이나, 사우디의 조직적인 수비 간격을 극복하지 못한 ‘전술적 패배’이기도 했다. 메시는 경기 직후 “우리를 믿어달라. 더 단결하겠다”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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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글리아피코가 지난해 사우디와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중 슛을 시도했다가 상대 수문장 모하메드 알 오와이스 선방에 막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시의 바람대로 아르헨티나는 이후 경기 몰입도를 극대화하며 멕시코, 폴란드와 치른 2~3차전 모두 2-0 완승했다. 조 1위(2승1패)로 16강에 진출했고, 결승까지 토너먼트 4경기 역시 2골 이상씩 해내면서 꿈에 그리던 우승 고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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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우승 트로피에서 입맞춤하는 타글리아피코. 로이터연합뉴스

타글리아피코는 목표를 이뤘지만 사우디전 패배 후유증은 예상보다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개인 트위치 채널을 통해 “우리는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자신이 있었으나 사우디에 패하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다음 경기(2차전)까지 이틀간 꽤 힘들었다. 지옥 같았다”며 “팀 전체적으로 긴장했고 모두가 두려움이 따랐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단 전체가 동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승이라는 결과물은 더욱더 값지다. 타글리아피코는 “이젠 당시 순간이 삶에 커다란 교훈이 됐다. 밟히고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영원히 기억속에 남을 월드컵이 됐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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