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소니아 \'코트에 들어오지 마\'
김소니아(오른쪽 두 번째)가 8일 인천 도원체육관 열린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서 도중 배혜윤 유니폼을 투입된 이승준을 막고 있다.인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인천=김동영기자] “정말 몰랐어요.”

코트에서 때아닌 ‘사랑과 전쟁’이 벌어졌다. 분명 여자농구 올스타전인데 남자 선수가 등장했다. 그것도 상대 팀에 부인이 있었다. 김소니아(30)-이승준(45) 부부 이야기다.

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이 열렸다. 20명의 올스타가 핑크스타와 블루스타로 나눠 경기를 치렀고, 핑크스타가 98-82의 승리를 거뒀다.

축제의 장이다. 어차피 승패는 의미가 없다. 양 팀 선수 모두 마음껏 즐겼다. 1622석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체육관을 가득 채운 팬들도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 웃었다.

2쿼터 5분7초에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블루스타 쪽에서 있어서는 안 될 선수가 준비하고 있었다. 이승준이다. 배혜윤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밟았다.

갑자기 남편이 상대팀에서 등장하자 김소니아가 화들짝 놀랐다. 급하게 블루스타 벤치까지 달려와 코트 입장 자체를 막았지만, 공식적으로 배혜윤의 투입이기에 막을 방법이 없었다.

[포토] 이승준, 배혜윤 아바타로 올스타전 출전
이승준(오른쪽)이 8일 인천 도원체육관 열린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서 블루스타 배혜윤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고 있다. 인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무려 부부가 함께, 그것도 적으로 코트에서 뛰는 명장면이 연출됐다. 핑크스타 공격에서 김소니아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후 공격에 나섰다. 이를 막아선 선수가 이승준이다. 김소니아가 포스트업으로 이승준과 붙었고, 이승준을 쓰러뜨렸다.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아쉽게 불발됐다.

블루스타 김한별이 공을 잡아 공격 코트로 넘어왔다. 뒤따라온 이승준에게 패스했다. 이승준을 덩크를 할 기세로 달려들었으나 덩크는 실패. 덩크와 레이업 사이 어중간한 슈팅이 됐고, 득점은 성공했다. 이승준은 이 득점을 끝으로 교체 아웃됐다. 단, 이 득점은 배혜윤의 몫이 됐다.

경기 후 김소니아를 만났다. 정말 깜짝 놀랐단다. “진짜 몰랐다. ‘왜 저기서 나와? 뭐하는 거야?’ 했다. (이)승준 오빠가 전혀 말을 해주지 않았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모르겠다. 갑자기 코트에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 못 나오게 했어야 했다. 긴장되더라”며 웃었다.

이어 “오빠가 그런 장난을 잘한다. 공식 경기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 아닌가. 즐기는 자리였고, 재미있었다. 사실 같이 훈련을 많이 한다. 오늘 1대1 포스트업을 했는데, 늘 하던 것이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그냥 장소가 좀 달라서 묘했다”며 다시 미소를 보였다.

올스타전 소감을 묻자 “3년 만에 열리는 대회였기에 우리도 준비를 많이 했다. 춤 연습을 3곡이나 했다.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긴장도 됐다. 춤이야 추라고 하면 괜찮은데, 딱 세팅이 된 댄스는 어렵더라. 잠도 못 잤다. 팬들께서 즐거우셨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다시 웃음을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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