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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창원=정다워기자] “저만 잘하면 돼요.”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김동헌(26)의 생각이다.

김동헌은 지난해 K리그1 25경기에 출전해 22실점을 기록하며 인천의 4위 도약을 견인했다.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주전으로 뛰며 후방을 든든하게 지킨 김동헌이 없었다면 인천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올해 인천은 신진호, 제르소, 음포쿠 등 수준급 선수들을 수혈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 했다. 맨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동헌은 팀이 강해진 것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인지하고 있다. 14일 창원 훈련 캠프에서 만난 김동헌은 “훈련을 하며 팀이 정말 더 좋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 이게 우리 팀이 맞나 싶을 정도”라며 “특히 진호형의 가세가 팀에 힘이 되는 것 같다. 킥이 정말 좋다. 프리킥 연습을 해보면 진호형 슛은 막지 못하는 코스로 간다. 골이 되거나 골대를 맞는다. 손을 갖다대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위협적이다. 프리킥으로 10골을 넣어줄 것 같다”라며 웃었다.

필드 진영이 강화된 만큼 골키퍼로서 책임감도 크다. 인천은 김동헌, 그리고 이태희를 믿고 골키퍼는 영입하지 않았다. 주전에 조금 더 가까운 김동헌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는 “사실 제가 무조건 1번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 팀 골키퍼들은 다 실력이 좋고 비슷하다”라며 “믿어주시니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더 잘해야 한다. 올해 전력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인천 성적은 골키퍼에 달렸다고 생각했다. 다른 선수들은 어차피 다 잘할 것이다. 나만 잘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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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은 프로 입단 첫 해였던 2019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20년에는 3경기, 2021년에는 13경기에 나섰다. 착실하게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잘했다고 칭찬해주신 분이 많았는데 어디까지나 한 시즌을 잘했을 뿐이다. 최소 두 세 시즌은 꾸준하게 해야 잘하는 선수라고 말할 수 있다.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보다 더 많이 출전하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보다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비슷하게는 하고 싶다. 0점대 실점률을 한 번 더 하고 싶다. 그러면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올해 인천의 목표는 K리그1 3위, 그리고 FA컵 우승이다. 전력이 업그레이드 된 만큼 트로피 하나를 챙기자는 게 인천의 각오다. 김동헌은 “팀 퀄리티가 정말 좋아져서 현실적으로 세울 만한 목표인 것 같다. 리그에서 3위 이상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볼보이를 하며 경기를 봤다. 우승이라는 단어는 인천과 멀어 보였는데 이제 욕심을 내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우리도 우승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인천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한다. 인천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하는 해다. 김동헌은 “사실 인천에서 이렇게 빨리 ACL을 경험할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다. 생각해보지 않은 무대다. 연령대 대표팀에 차출이 되기도 했지만 많은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다. ACL에서도 내가 잘해야 한다.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제 몫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얘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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