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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인천=강예진기자] 친정팀을 상대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지만 마음은 싱숭생숭하기만 하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개막 첫 승을 이끈 제르소의 이야기다.
제르소는 1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3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만나 시즌 첫 승전고를 울렸다. 직전 두 경기 1무1패로 주춤했던 인천은 3경기 만에 축포를 터뜨리면서 시즌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주인공은 제르소였다. 지난 2021년부터 제주에 몸담았던 그는 이번시즌을 앞두고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처음으로 마주한 제주를 상대로 결승포를 작렬하면서 비수를 꽂은 셈이다.
경기 후 제르소는 “어려운 경기였다. 홈경기였기에 승리하고 싶어서 더 노력했는데 승리뿐 아니라 승점 3을 챙길 수 있어 좋았다. 모든 선수가 노력했고, 준비했기에 얻은 결과였다”고 이야기했다.
적으로 마주한 제주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제르소는 “뭉클했다. 이적 후 첫 경기여서 더 그랬다. 제주는 한국에서의 첫 팀이었다. K리그서 나에게 기회를 준 팀이었고 중요한 팀이었다. 추억이 있는 팀이지만 현재는 인천에 몸담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승리해서 기쁘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
친정팀의 골망을 흔든 제르소는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옛 팀을 향한 예의였다. 그는 “그 팀을 존중했기 때문”이라면서 “사실 울컥할 정도의 감정이 느껴졌다. 골을 넣어 기쁘기도 했지만 몸담았던 팀이라서 더 그랬다”고 했다.
인천의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K리그 가운데 버금가는 열렬한 응원 문화를 지니고 있는 팀의 일원이 된 제르소는 “인천 팬들이 응원해주시니 너무 좋더라. 멋있기도 하고, 동기부여도 됐다”며 웃었다.
에르난데스와 호흡은 그야말로 ‘찰떡’이었다. 에르난데스가 뿌려주는 침투 패스를 수차례 받은 제르소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소통도 더 잘된다. 호흡이 더 맞아가고 있다”면서 “에르난데스가 볼을 지니고 있을 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에르난데스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내기도 한 판 걸었다. 이 내기는 신진호와 에르난데스, 그리고 제르소가 함께 건 판이었다. 내용은 에르난데스 공격 포인트 22개, 제르소가 17개다. 신진호는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낸 선수에게 가격 상관 없이 스니커즈를 선물해주는 것. 두 외인이 목표치만 달성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취재진의 이야기에 제르소는 “말처럼만 된다면 우승권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어렵지만 어려운 걸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좋은 선수들이 있으니 기회는 많다”고 이야기했다.
미드필더 신진호를 영입한 인천은 기존의 이명주와 함께 최고의 중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합을 맞춰본 제르소는 “좋은 선수들이 있기에 선수들을 믿고 조금 더 편하게 플레이하고 있지 않나 싶다. 에르난데스도 그렇게 생각할 듯하다”며 미소 지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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