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총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칼을 뽑았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깨끗하게 털고 가겠다는 의지다. 잘못했으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KBO는 6일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한 의혹으로 해임된 장정석 전 KIA 단장에 대해 5일 검찰에 수사의뢰 했다. 또한 최근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접수된 리그 소속 선수의 불법 도박 제보에 대해서도 역시 조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같은 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개막 직전 KBO리그는 잇달아 ‘나쁜 소식’을 들어야 했다. 전 롯데 선수 서준원의 미성년자 성범죄 의혹이 나왔고, 장정석 전 KIA 단장의 ‘뒷돈 요구’ 논란도 나왔다. 리그 소속 선수의 불법 도박 제보도 받았다.

일단 자체적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등에 대해 체크가 필요했다.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KBO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사실 발생한 일만으로도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 ‘품위손상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리그에 집중하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야무야 넘어갈 수 없다는 허구연 총재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장정석 전 단장의 의혹에 대해 일단 KBO는 KIA로부터 받은 경위서 및 관련 자료를 검토했다. 4위 조사위원회를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하루 뒤인 5일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이 조사에 나설 경우, 박동원관 관련된 건에 대해서만 조사하고 끝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른 비위 의혹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시끄럽겠지만, 다 확인하고, 정리하는 쪽이 KBO리그를 위해 훨씬 낫다.

도박 의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역시나 조사위원회를 열었으나, 사법기관의 판단을 보는 쪽이 낫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수많은 제보가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접수되는 상황. 제보와 자체 조사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결론이다.

KBO 관계자는 “장정석 전 단장 건도 그렇고, 도박 건도 그렇고, 조사위원회를 열었으나 조사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수사를 의뢰했다. 허구연 총재와 KBO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KBO도, 총재도 참담한 심정이다. 관중도 많이 와주시는데 이런 일이 자꾸 생긴다. 사실 ‘품위손상’으로 징계를 내리면 끝이다. 지금 상황으로도 징계는 가능하다. 그렇게 끝내면 안 된다. 그렇게 끝낼 일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도박 건에 대해서는 “일단 제보자 보호가 중요하다. 한편으로 보면 무고일 수도 있지 않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 제보만으로 규명이 어렵다. 그래서 수사 의뢰를 했다. 이것 또한 총재의 의지가 담겼다”고 짚었다.

서준원 케이스는 상황이 살짝 다르다. 이미 검찰이 조사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난 3월2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롯데가 방출을 결정했고, KBO는 참가활동정지 조치를 취했다.

KBO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태다. 본인의 주장이 다르다. 팀에서 방출이 된 상태고, KBO 참가활동정지 상태다. KBO의 징계는 복귀 시점에 하게 된다. 리그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돌아온다면, 사법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심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KBO 소속 직원에 대해서도 4일 인사조치를 취했다. 사법기관의 사실관계 확정 전까지 업무에서 배제한다.

지난달 31일 검찰이 KBO 산하 마케팅 자회사인 KBOP 관계자의 배임수재 혐의와 관련한 사건을 경찰에서 송치받아 강제 수사에 나섰다. 이에 KBO와 KBOP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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