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8)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좌완 기구치 유세이(31)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일본 본토 북부 이오타의 하나마키 히가시 고교 졸업생들이다. 나이 차가 3살이라 고교 시절 같이 뛴 적은 없다. 그렇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선후배 투타 대결은 관심을 끌 만한 사항이다.

토론토 류현진과 전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현 피츠버그)의 투타 대결의 좌-좌 매치업으로 거의 불가능한데도 동산고 선후배 대결을 예상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10일(한국 시간)에인절스타디움에서 선후배의 투타 대결에서 후배의 일방적 승리였다. 하지만 최종 승리는 기구치의 토론토로 끝났다. 오타니는 선배를 상대로 투런홈런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기구치는 4.1이닝 동안 9안타(3홈런)를 내주고 6실점했다. 타선이 폭발해 0-6을 뒤집어 패전은 면했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구단 매각을 발표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그러면서 올해 오타니 마케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전날 ‘오타니 바블헤드 데이’ 팬서비스 날이었다. 관중 4만4534명이 운집해 매진을 이뤘다. 8일 개막전에는 44,735명이 입장했다. 이틀 연속 4만4000명 이상 입장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평균 30,339명으로 메이저리그 13위에 랭크됐다. 오타니 효과를 크게 누렸다고는 볼 수 없다.

이날은 ‘오타니 클리어 백’을 나눠주는 날이었다. 클리어 백은 비닐로 된 속이 비치는 간편용 작은 백. 스포츠나 이벤트 행사에 참가할 때 보안검사에 용이하도록 시대가 요구했다. 이날은 31,092명이 입장했다. 바블헤드와 차이다.

토론토-에인절스의 1승1패 러버매치는 끝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했다. 스코어 토론토 12-11(연장 10회), 안타수 13-13 실책 0-1에서 드러났듯 명승부였다. 경기 소요시간도 3시간31분으로 피치클락 도입 후 두 번째로 긴 시간이다.

에인절스는 헌터 렌프로 시즌 2호, 오타니(이상 투런) 3호 라이언 오호피(1점) 마수걸이 등을 터뜨려 일본 쇼군 모자를 쓰며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았다. 에인절스는 지난해까지 초대 구단주이며 서부영화 주인공 진 오트리를 기리며 카우보이 모자로 세리머니를 했었다. 올해부터 오타니를 위한 쇼군 모자로 바뀐 것.

에인절스는 6-0으로 앞서 나갔지만 6회 토론토 맷 채프먼이 만루홈런을 작렬하면서 6-6 동점을 허용했다. 토론토는 7회에도 4점을 추가 10-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에인절스는 8회 브랜든 드루리의 솔로포, 9회 렌프로의 2타점 적시타로 10-10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해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연장10회 토론토는 케빈 키어마이어와 조지 스프링어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태 12-10으로 승리를 마감하는 듯했다. 하지만 10회 말 2사 만루에서 마이크 트라웃의 포수 파울플라이를 알렌한드로 커크이 놓치면서 승부는 또 한번 종잡을 수 없게 됐다. 불펜의 트레버 리차드가 트라웃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12-11로 스코어는 좁혀졌다. 다음 타자는 오타니.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은 좌완 팀 메이자를 불러 좌타자 오타니와 매치업을 했다. 이미 홈런과 2타점으로 공격을 이끈 오타니가 끝내기를 일궈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2018년에 데뷔한 오타니는 2020년 9월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가 유일하다.

메이자는 초구 바깥쪽 싱커 스트라이크를 구사했고, 2구째 싱커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볼카운트 0-2에 몰린 오타니는 몸쪽 빠른 볼을 쳤지만 2루 땅볼이 돼 승리를 이끌 히어로는 되지 못하고 안방에서 1승2패로 토론토에 루징시리즈를 맛봤다. 토론토는 6승4패, 에인절스는 5승4패가 됐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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