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세계랭킹 쟁탈전 ‘고(KO)의 전쟁’이 메이저대회에서 펼쳐진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가 세계랭킹 쟁탈전으로 전개되면, 세계 골프팬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달러)이 20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텍사스주 우들렌즈에 있는 더클럽 칼턴우즈(파72·6842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셰브론 챔피언십은 이른바 ‘호수의 여왕’으로 불리던 ANA 인스피레이션을 계승한 대회다. 우승자가 호수에 뛰어들던 전통의 세리머니는 사라졌지만 ‘메이저 퀸’이라는 타이틀은 영속된다.

참고로 여자골프 메이저대회는 이달 개막하는 셰브론 챔피언십에 이어 6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7월 US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 8월 AIG 여자오픈 등 다섯 개다. 이대회 중 네 개 이상 우승을 따내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영예가 따라온다. ‘골프여제’ 박인비(35·KB금융그룹)가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가진 기록이다.

이번 대회는 두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탄생할 수도 있다. 세계랭킹 1위 쟁탈전과 한국인 2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탄생여부 등으로 이미 눈길이 쏠리고 있다.

‘고(KO)의 전쟁’이 가장 먼저 도드라진다. 세계랭킹 1~3위로 수성과 탈환의 경계선에 있는 여제 세 명이 나란히 출격한다. 리디아 고(26·하나금융그룹)와 넬리 코다(25·한화큐셀), 고진영(28·솔레어)은 메이저퀸과 세계랭킹 1위를 동시에 거머쥐기 위해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 나서지 않고 재조정 시간을 가졌다. 시즌 첫 메이저퀸이라는 수식어뿐만아니라 ‘호수의 여왕’ 시대를 종식하고, 새 여왕의 첫번째 세리머니가 대회 전통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어 여러모로 욕심부릴 수밖에 없는 대회다.

리디아 고는 2016년에 ‘호수의 여왕’에 등극한 경험이 있다. 이번대회에서 우승하면 7년 만에 메이저 퀸 지위를 회복한다. 코르다는 자신의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노린다. 2021년 6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따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코르다는 “다시 한번 메이저 우승을 하고 싶다. 이왕이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역 여자선수 중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는 박인비뿐이다.

명상과 퍼팅훈련 등으로 알찬 한주를 보낸 고진영은 2019년 ‘호수의 여왕’이 됐다. 같은 해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품에 안으며 세계랭킹 1위, 올해의선수 등 거의 모든 타이틀을 독식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우승은 ‘천재 고진영’의 귀환을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LPGA투어 15승째를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하면, 그가 바라는 명예의 전당 헌액도 현실로 다가온다.

허리통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회복세로 접어든 전인지(29·KB금융그룹)의 위대한 도전도 관심사다. 전인지는 2015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한미일 3국 내셔널타이틀을 모두 따낸 선수로 ‘내셔널 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6년 에비앙챔피언 우승으로 메이저대회에 강한 이미지를 심었고, 이후 부상과 슬럼프에 신음하다 지난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재기를 선언했다.

이번대회나 8월 치를 AIG 여자오픈 중 한 개의 트로피를 수집하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AIG 여자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놓친 아쉬움을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털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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