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나는 알아도 남들은 모르는, 남들은 알지만 나는 알지 못하는 그런 이상하고 별난 구석들을 영우가 가치 있고 아름답게 생각하라고 얘기해 주는 것 같아서 많이 배웠습니다.”

제 5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배우 박은빈의 눈물어린 수상소감이 깊은 울림을 전했다.

박은빈은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더 글로리’의 송혜교. ‘재벌집 막내아들’의 송혜교를 제치고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작품이 아닌 배우가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받는 건 이번이 11번째다.

OTT의 성장으로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됐던 드라마 부문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박은빈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세상이 달라지는데 한몫을 하겠다라는 거창한 꿈은 없었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이전보다 친절한 마음을 품게 할 수 있기를, 또 전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들을 다름으로 인식하지 않고 다채로움으로 인식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연기를 했다. 그 발걸음에 한 발 한 발 같이 관심 가져주시고 행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라는 대사를 영우를 통해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나는 알아도 남들은 모르는, 남들은 알지만 나는 알지 못하는 그런 이상하고 별난 구석들을 영우가 가치 있고 아름답게 생각하라고 얘기해 주는 것 같아서 많이 배웠습니다. 어렵더라도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수긍하고 또 포용하면서 힘차게 내디뎠던 영우의 발걸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습니다”라고 도전의 가치를 빛내준 캐릭터 ‘우영우’와 감독, 작가, 스태프, 동료 배우들을 비롯해 가족, 소속사 그리고 팬클럽 ‘빙고’까지 대상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던 이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신입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지난해 최고 시청률 17.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를 기록했고 넷플릭스 TV 비영어 부문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오르며 해외에서도 호평받았다.

박은빈은 이 드라마를 통해 미국 비평가 협회(The Critics Choice Association·CCA)가 주최하는 ‘아시아 태평양 시네마&TV’(Asian Pacific Cinema & Television) 행사에서 ‘TV 부문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대상과 더불어 연출상도 받았다.

강력한 경쟁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드라마 작품상과 여자 최우수 연기상(송혜교), 여자 조연상(임지연)을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무대에 오른 송혜교는 ‘더 글로리’ 속 대사를 재치 있게 바꿔 “나 상 받았어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김은숙 작가와 두 작품을 했는데 다 큰 사랑을 받았다. 김은숙 작가가 나의 영광이다. 문동은을 맡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연기하는 동안 행복했지만 힘들었고 아팠다.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TV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임지연은 “박연진은 저에게 도전이었고,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연기가 아직도 두려운 저는 언제나 좌절하고 매번 자책만 하는데. 오늘은 존경하는 선배님과 동료들 앞에서 저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연진으로 사느라 너무 고생했어. 너도 충분히 잘 해내고 있어. 멋지다, 연진아!”라고 말해 모두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더 글로리’를 통해 배우 이도현과 연인사이로 발전한 임지연은 “사랑하는 가해자 친구들, 그리고 도현이까지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출중한 연기력을 뽐낸 배우 이성민은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성민은 “우리 작품은 소재부터 모험이 많았다. 이런 소재를 드라마화하게 노력해주신 JTBC 관계자들과 원작자 산경 작가님 애써주신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감사드린다.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 송중기가 이 자리에 왔어야 했는데 나에게 이 상을 주셨다. 멀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손주 송중기에게도 감사하고 신현빈 양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부문은 ‘헤어질 결심’이 대상을 수상했다. ‘헤어질 결심’은 대상 외에 감독상(박찬욱), 여자 최우수 연기상(탕웨이)까지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은 이날 해외에서의 일정 때문에 시상식에 불참해 제작진과 배우 탕웨이만 단상에 올랐다.

영화 ‘올빼미’ 역시 작품상과 남자 최우수 연기상(류준열), 신인 감독상(안태진) 등 3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다음 소희’는 각본상(정주리)과 여자 신인 연기상(김시은) 2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피식쇼’는 예능 작품상을 받았다. 연극 부문에서는 뇌병변 장애인인 배우 하지성이 연기상을 받았다. TV 부문 교양작품상은 MBC경남이 제작한 ‘어른 김장하’에 수여됐다. 지역 지상파가 백상예술대상에서 상을 타는 것은 ‘어른 김장하’가 최초다.

이하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작) 명단

[TV 부문]

△대상=박은빈

△작품상(드라마)=넷플릭스 ‘더 글로리’

△작품상(예능)=‘피식대학-피식쇼’

△작품상(교양)=MBC경남 ‘어른 김장하’

△연출상=유인식(‘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극본상=박해영(‘나의 해방일지’)

△예술상=류성희(‘작은 아씨들’ 미술)

△최우수 연기상(남)=이성민(‘재벌집 막내아들’)

△최우수 연기상(여)=송혜교(‘더 글로리’)

△조연상(남)=조우진(‘수리남’)

△조연상(여)=임지연(‘더 글로리’)

△신인 연기상(남)=문상민(‘슈룹’)

△신인 연기상(여)=노윤서(‘일타 스캔들’)

△예능상(남)=김종국

△예능상(여)=이은지

[영화 부문]

△대상=‘헤어질 결심’

△작품상=‘올빼미’

△감독상=박찬욱(‘헤어질 결심’)

△신인 감독상=안태진(‘올빼미’)

△각본상(시나리오상)=정주리(‘다음 소희’)

△예술상=이모개(‘헌트’ 촬영)

△최우수 연기상(남)=류준열(‘올빼미’)

△최우수 연기상(여)=탕웨이(‘헤어질 결심’)

△조연상(남)=변요한(‘한산: 용의 출현’)

△조연상(여)=박세완(‘육사오’)

△신인 연기상(남)=박진영(‘크리스마스 캐럴’)

△신인 연기상(여)=김시은(‘다음 소희’)

[연극 부문]

△백상 연극상=‘당선자 없음’(두산아트센터 / 작품)

△젊은 연극상=지금아카이브(‘조금 쓸쓸한 독백과 언제나 다정한 노래들’ / 극단)

△연기상=하지성(‘틴에이지 딕’)

[특별 부문]

△틱톡 인기상(남)=박진영

△틱톡 인기상(여)=아이유

△구찌 임팩트 어워드(GUCCI IMPACT AWARD)=‘다음 소희’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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