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올해 진짜 준비 잘됐어요.”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충분히 괜찮다. 5년 만에 20홈런 이상 칠 기세다. SSG ‘42억 FA’ 최주환(35)이 주인공이다.

최주환은 7일까지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 5홈런 15타점, 출루율 0.318, 장타율 0.495, OPS 0.813을 만들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370에 달한다.

지난 2020년 12월 4년 총액 42억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SSG에 왔다. 올해가 3년차다. 입단 후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년차였던 2021년 116경기, 타율 0.256, 18홈런 67타점, OPS 0.782를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97경기, 타율 0.211, 9홈런 41타점, OPS 0.650을 만들었다.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2021년 초반 출발이 좋았으나 부상 이후 페이스가 꺾였다. 작년에는 실망감이 컸다. 코로나로 인해 몸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 치명타가 됐다. 약도 함부로 먹을 수 없는 프로선수이기에 혼자 끙끙 앓았다.

교훈을 강하게 얻었다. 이에 2023시즌을 앞두고 철저하게 준비했다. 육상 전문 트레이너를 만나 PT(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았고, 살을 7㎏ 뺐다. 홀쭉한 얼굴로 스프링캠프지에 나타났다.

연습경기에서 어마어마한 성적을 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시 최주환은 “지금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니다. 준비가 잘된 것이 느껴진다. 내 스윙이 좋아진 것이 느껴진다. 감이 좋다. 몸이 좋아지니, 회복도 잘된다”며 미소를 보였다.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0.296, 2홈런 4타점, OPS 0.943을 만들었다. 그리고 4월 21경기에서 타율 0.269, 3홈런 13타점, OPS 0.754를 쳤다. 지난해 4월에는 22경기, 타율 0.147, 1홈런 14타점, OPS 0.475였다. 완전히 달라졌다.

5월 들어 첫 6경기에서 23타수 7안타, 타율 0.304를 만들었고, 2홈런 2타점, OPS 1.012를 올리고 있다. 4월도 괜찮았는데, 5월 들어 더 좋아졌다. 6일 키움전에서 홈런을 때리면서 통산 100홈런 고지도 밟았다.

최주환은 “작년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내 몸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다. 비시즌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 건강하게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작년의 아픔이 내게는 큰 자산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다. 야구장에서 내 기량을 펼치도록 하겠다. 관리 계속 잘하겠다. 뭔가 내 스윙에 스위치가 켜진 느낌이다. 내 타이밍이 나오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기만성’ 유형의 선수다. 2006년 프로에 입단했다. 6라운드 46순위로 지명됐다. 1군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2012년이다. 퓨처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상무까지 다녀온 이후다.

두산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거액 FA 계약까지 따냈다. 최악의 2022시즌을 거쳐 올해 부활을 노린다. 지금 페이스면 시즌 24홈런까지 가능하다.

2018년 26홈런을 치며 딱 한 번 20홈런 시즌을 보낸 바 있다. 그때는 타고투저였다. 올해 20홈런을 친다면 오히려 ‘진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겨우내 준비한 것이 헛되지 않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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