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끝내 부상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흙신’ 라파엘 나달( 37·스페인)이 28일 개막하는 2023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에 불참하고, 2024년에 은퇴할 것이라고 공식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라파엘 나달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그는 “내가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내 몸이 결정을 내렸다. 롤랑가로스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년은 아마 (내가 선수로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것 같다. 그게 내 생각이다”고도 했다.

나달은 고관절(hip) 부상에 시달려왔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2022년까지 프랑스오픈 남자단식에서만 무려 14회 정상에 올라 ‘클레이코트의 황제’(King of Clay)로 불렸다.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22회 우승으로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와 함께 역대 최다우승 공동 1위를 기록중이다. ATP 투어 남자단식 70차례 우승, 209주 동안 세계랭킹 1위 등극도 했다. 프랑스오픈에서만 115경기에 출전해 112승을 기록했다.

그런 나달이지만 지난 1월 2023 호주오픈(AO) 이후 고관절 부상이 악화돼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최근 몇주 동안 연습을 해왔지만 롤랑가로스를 앞두고 토너먼트에 출전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나달은 “지난 4개월 동안 매일 가능한 한 많이 훈련을 했는데, 우리는 호주에서 겪었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웠다. 완전히 회복하고 2024년에 계획된 작별 시즌을 완료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경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7월3일 개막하는 올해 윔블던 출전도 어려워 보인다. 그가 2008년과 2010년 우승한 그랜드슬램이다.

나달은 “나는 잠시 동안, 어쩌면 한달 반, 어쩌면 두달, 어쩌면 석달 또는 어쩌면 넉달 동안 경기를 멈출 것이다. 모른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내 몸과 개인의 행복을 위해 옳은 일을 할 것이다. 나의 목표와 야망은 잠시 멈추고, 내년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나에게 주는 것이다. 그건 내 생각이지만 100% 이렇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에게 중요했던 모든 대회를 즐기려고 노력하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이다”고 했다.

롤랑가로스의 토너먼트 디렉터 아멜리 모레스모는 나달의 이번 발표에 대해 “가슴 아픈” 결정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는 롤랑가로스의 운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운명의 나달을 보는 것이 정말 그리울 것”이라고도 했다.

모레스모는 또 “나는 그가 그렇게 어려운 결정을 내린 후에 느꼈을 고통과 슬픔을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내년 롤랑가로스에서 그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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