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라파엘 나달(15위·스페인)이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면서 차세대 ‘흙신’에 관심이 주목된다.

프랑스오픈은 오는 28일부터 열린다. 2005년 프랑스오픈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나달은 이후 18년 동안 한 번도 대회를 건너뛴 적이 없다. 특히나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클레이코트에서는 사실상 나달의 적수가 없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만 14차례 정상에 섰다. 22차례의 통산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에 절반 이상을 프랑스오픈에서 해낸 셈이다.

하지만 그 역시 세월을 이겨내지 못했다. 나달은 지난 18일 스페인 마요르카의 나달 아카데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오픈 불참 의사를 나타내는 동시에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부터 엉덩이 근육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복이 더디다. 지난 1월 호주오픈 2회전에서 탈락한 이후로 코트에서 모습을 감췄다. 연달아 9차례의 투어 대회에 불참했다. 세계 랭킹도 14위까지 떨어져 있다.

때문에 나달의 ‘흙신’ 계보를 이을 적임자에 관한 관심이 크다. 우선 세계 랭킹 1위이자 ‘제2의 나달’로 불리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마이애미 마스터스와 마드리드 마스터스에서 연달아 최연소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떠오르는 ‘신성’이다. 그는 US오픈에서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정상에도 선 바 있다.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의 최근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메드베데프는 198㎝의 장신으로 큰 키에서 나오는 강력한 스트로크가 강점이다. 그는 지난 22일 프랑스오픈 전초전 성격인 로마오픈에서 우승했다. 생애 첫 클레이코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드 코트에 강점을 나타내던 메드베데프는 클레이코트에서의 경기력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빠른 발과 지구력을 앞세운 홀거 루네(6위·노르웨이) 역시 후보군 중 한 명이다. 여기에 2021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자인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 카스페르 루드(4위·노르웨이) 등도 충분히 패권을 다툴 수 있는 자원이다. 전성기 시절의 모습은 아니지만 여전히 클래스를 보여주는 조코비치도 나달이 빠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면 나달을 넘어 통산 그랜드슬램 우승 23회로 1위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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