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산=장강훈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무대가 격랑속에 빠졌다. 이정환(32·속초아이)이 5년 만의 우승 가능성을 높였는데, 경쟁자가 많다.

이정환은 10일 경남 양산에 있는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7138야드)에서 열린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바꿔 3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8언더파 205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우뚝섰다.

2010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2017년 카이도 골든V1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이정환은 2018년 골프존·DYB교육 투어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우승을 따냈다. 정교한 아이언 샷이 일품인데다 퍼트 정확도도 높은 편이어서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군복무에 따른 경력단절에 발목을 잡혔다. 2020년 10월 전역해 2021년 코리안투어에 복귀했는데, 두 시즌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3년 차인 올해는 꼭 우승할 것”이라고 다짐했고, 지난달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과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때가 됐다’는 것을 입증했다. 올해 7개대회에서 한 번 컷오프에 실패했고, 두 차례 공동 2위를 포함해 세 번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KPGA 선수권대회에서는 챔피언조로 최종라운드를 맞이한다. 이정환은 “준우승한 두 개 대회 모두 우승한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 우승 기회를 맞이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에 대한 조바심은 없다”고 자세를 낮추더니 “솔직히 이번대회는 욕심이 난다”며 웃었다.

태국에서 한 달간 전지훈련을 치르며 아이언 샷을 더 날카롭게 가다듬었다는 그는 “선두로 우승경쟁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1타 차라도 앞서있는 게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웃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최대한 내 경기에만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욕심은 내지 않겠다. 세 번째 기회인만큼 하늘이 도와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방심할 수는 없다. 김태호(28) 박준홍(22·우리금융그룹) 양지호(34) 최승빈(21·CJ) 등 네 명이 1타차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그 뒤로 호주교포 이원준(38·웹케시그룹), 캐나다 교포 이태훈(33·DB손해보험), ‘황태자’ 이태희(39·OK저축은행) 등 해외 투어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6언더파 207타로 추격 중이다.

깜짝 스타가 나올 수도 있지만, 우승 중압감을 이겨내는 게 말처럼 쉽지 않으므로 베테랑들이 대역전극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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