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몇 년에 걸쳐 해외 유명 수제 햄버거 브랜드들을 강남으로 들여오며, 햄버거 시장에 총성 없는 전쟁이 서막을 열었다.

그중 제일 화제가 되고 있는건 최근 개업한 ‘파이브가이즈’를 꼽을 수 있다. 파이브 가이즈는 한화갤러리아의 일명 ‘김동선 버거’라 불리고 있다. 자회사 ㈜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며, 한화갤러리아가 이를 국내 론칭하는데 무려 2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브가이즈는 론칭 과정에서 한화갤러리아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햄버거 조리 전 과정을 체험하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김 전략본부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으로 파이브가이즈는 그의 첫 사업이기도 하기에 더욱 열정을 쏟아부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동선 전략본부장의 굳은 의지가 통한 것일까. 파이브 가이즈는 오픈 일주일 만에 햄버거 1만5000개를 판매하는 매출고를 올렸다. 판매 기간으로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2000개, 시간당 200여개 햄버거가 팔린 셈이다.

파이브가이즈로 소비자들이 대거 몰릴 것을 의식했는지 2016년부터 이미 국내서 자리 잡고 있던 첫 프리미엄 버거 주자였던 SPC ‘쉐이크쉑’은 신논현역 인근에서 강남역으로 1호점 위치를 이전했다. SPC는 이를 두고 신논현역에서 유동 인구가 더 많은 강남점으로 지역으로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쉐이크쉑은 한국 매장 개점 7개월 만에 전 세계 매출 1위를 달성한 바 있으며 현재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쉐이크쉑 강남점은 하루 평균 3000~3500개 버거가 판매돼, 세계 120여 개 매장 중 단일 매장을 기준으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런 쉐이크쉑이 파이브 가이즈를 의식하고 1호점 위치를 이전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강남역에 있는 유명 수제 버거 브랜드는 ‘수퍼두퍼’도 있다. 수퍼두퍼는 미국 서부지역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버거 브랜드로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 BHC가 지난해 강남점에 처음 오픈했다.

수퍼두퍼가 속한 BHC그룹의 지난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64% 성장한 약 1조110억원으로 사상 최초 1조원을 넘어섰다. 성장을 이끈 것은 BHC치킨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역할이 크며, 수퍼두퍼 햄버거 입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파이브 가이즈, 쉐이크쉑, 수퍼두퍼 이 세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들이 국내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에서 햄버거 대전을 벌이는 상황. 이에 국내 가성비 햄버거로 자리 잡은 한국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도 고객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맥도날드는 우선 캐릭터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뒀다. 최근 MZ세대 사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쿵야 레스토랑즈’와 협업해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출시 기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쿵야 레스토랑즈 캐릭터인 ‘쿵야쿵야’는 MZ세대 유년 시절 즐겨봤던 TV 프로그램으로 최근 SNS를 통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맥도날드는 캐릭터 마케팅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공략한 것이다.

이 밖에도 롯데리아는 최근 대체육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증가하고 소비가 많아지자 고기 없이 고기 맛이 난다는 의미의 ‘리아 미라클 버거’를 출시했다. 패티는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로 구성했으며,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 빵 또한 식물성 재료로 구성했다.

식물성 재료로 구성된 햄버거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베러버거’도 있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을 ‘대안육’으로 부르며 이를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국내에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가 상륙하자 국내 공룡 햄버거 업계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4년 2조1000억원에서 2020년 2조9600억원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코로나19 현상으로 간편한 음식인 버거에 대한 수요가 늘고 각종 신규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며 최근엔 4조원 가까이 커졌을 것”이라며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나날이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국내 햄버거 시장 또한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다양한 햄버거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소비자들 선택 폭도 점점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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