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평생 살아온 집에서 체포당하는 순간 절망을 경험했어요.”

죄라면 자식을 앞세운 죄. 그리고 먼저 간 딸이 낳은 두 손주를 거둔 죄 밖에 없을 것이다. 손녀 최준희 씨의 신고로 밤새 경찰조사를 당한 고(故)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숙(78) 씨는 통화하는 내내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정씨는 지난 9일, 외손녀 최준희의 신고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스포츠서울’에 정씨가 ‘주거침입’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새벽 1시께 신고가 접수된 이후 정 씨는 지구대에서 1시간가량 대기하다 9일 새벽 3시쯤 서초경찰서로 이송돼 피의자 진술을 받고 오전 5시 20분쯤 귀가했다.

정씨는 지난 7일, 최준희·환희 남매 명의의 아파트에 찾아가 집주인인 최준희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틀동안 머무른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외손자이자 최준희의 오빠인 최환희의 부탁을 받아 집안일을 하고 쉬던 중 남자친구와 밤늦게 들어오는 최준희 씨와 마주쳤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스포츠서울에 “자식, 사위 떠나보내고 나 자신 하나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살아왔다. 당시 6살, 8살인 손자들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버텼는데, 주거침입으로 신고당해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며 “경찰서에 출석해 피해자 신분으로 4시간 조사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최준희)가 성인이 된 이후 재산을 다 내놓으라고 해서 다 줬다. 현재는 가진 게 없어 변호사를 선임할 돈도 없어 혼자 대응해야 한다”며 “버티고 버텼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 한심하고 한탄스럽다. 만약 죄가 있다면 키운 죄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조손사이 갈등은 상당히 뿌리깊다. 최준희는 과거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외할머니 정옥숙 씨와 갈등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최준희는 “제 일생에 대해 폭로하고자 고민 끝에 용기 내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려 한다”며 외할머니로부터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또 “외할머니가 나를 아꼈던 이모할머니를 집에서 내쫓아 사이를 강제로 갈라놓았고, 연락하는지 감시하며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최준희는 외조모의 폭행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우울증을 앓았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외할머니가 옷걸이로 때리고 손을 물어서 흉터가 남아있으며 여행에 가서는 ‘엄마가 널 잘못 낳았다’고 때리며 목을 졸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폭로 이후 해당 글은 삭제됐으나 최준희는 “자진해서 내린 것이 아닌 강제로 지우고 없앤 것이다. 외할머니 때문에 강제로 정신병동에 입원했으며 경제적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추가 폭로 글을 올려 불씨를 키웠다.

한편 경찰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정옥순 씨에 대한 주거침입죄 성립 여부를 검토한 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최준희는 이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외할머니가 긴급체포된건 퇴거명령에 불응해서가 아니라 여경에게 욕을 하고 밀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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