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배우 송지효의 출연료를 미지급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우쥬록스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데니안, 이병진의 전 소속사 커즈나인 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K씨도 임금체불로 피소당했다. 연예계에서는무리한 투자 및 확장이 연예계 전반적인 불황과 맞물리며 임금체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전 임직원 연대는 법무법인 광야를 법률대리인으로 지정하고 21일 연대 입장문을 발표했다. 직원들은 커즈나인이 지난 4월 경영악화로 업무추진비 지급을 중단했고 직원들은 급여 및 퇴직금도 받지 못한 채 갑자기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사측은 회사 비품을 매각하는 방법 등으로 미지급 급여 일부를 충당했지만 여전히 급여 및 퇴직금이 미지급됐고 전 직원의 4대 보험이 5개월째 미납된 상태다.

임직원 연대는 “매월 빠듯하게 생활해야 하는 급여생활자 입장으로서 급여가 지연되거나 기약 없이 미지급될 경우, 생활의 불안감과 황망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회사 소속 연예인인 데니안, 이병진 등은 지난 6월 K대표를 사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취하했다. 당시 데니안은 수억원에 이르는 광고 출연료를, 이병진은 수천만원에 이르는 출연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표로부터 변제를 확답받은 뒤 소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임직원 연대는 “대표는 아티스트들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아 형사고소를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급여가 미지급된 일반직원들이 대표를 ‘악덕대표’로 칭했다며 이들을 가해자로 만들었다”면서 “하지만 직원들은 아티스트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형사고소를 부추긴 사실이 전혀 없다. 아티스트들의 소 취하 후 대표는 상황 해결을 위한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본지 단독보도 ([단독]송지효·지석진 소속사 우쥬록스, 임금체불에 출연료 미정산까지…직원 퇴사 러시, 송지효 이어 김종민도 출연료 못받았다! 우쥬록스에 지급명령신청서 발송)를 통해 알려진 송지효 전 소속사 우쥬록스 엔터테인먼트 역시 여전히 출연료 및 직원들의 임금을 미지급해 지탄받았다. 송지효의 경우 미지급 출연료만 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쥬록스 측은 300억 투자 유치에 성공, 이달 20일까지 밀린 출연료와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23일까지 출연료 및 임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중문화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임금을 제 때 지불받지 못하는 사태가 최근 들어 빈번하게 일어나는 건 팬데믹 기간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리한 투자 및 확장이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연예기획사들은 아티스트의 데뷔 및 활동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당시 무리하게 투자를 받아 회사를 확장한 회사들이 전반적인 콘텐츠 산업 불황과 맞물려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표 개인의 횡령이나 일탈로 인해 재정이 악화돼 임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새로 박상철 변호사는 “사용자가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근로자는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체불 임금 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를 근거로 하여 사용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지 않은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또 “형사처벌이 두려워 체불 임금을 주겠다며 합의를 제안하는 사용자도 종종 있는데, 이는 임금체불이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 즉 근로자와 합의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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