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점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작전의 큰 틀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지만, 벌점이 과도하게 누적된 선수들이 출전할 경우 몸싸움에 소극적이거나 위축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해당 선수가 출전한다면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경륜의 벌점제도가 8월부터 새롭게 변경됐다. 새로 도입된 방식이 선수들의 경기력과 작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방식은 개인별 3회차 합산 벌점이 50점을 넘어설 경우 1회차 출전 정지를 당하는 구조다. 주목할 점은 개인별 3회차가 지나도 앞 경주에서 받은 벌점이 모두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3회차가 지나 4회차에 접어들었을 때 첫 1회차 벌점만 사라지는 구조다.

50점을 넘어서게 되면 50점은 1회차 출전 정지와 함께 사라지며, 나머지 점수는 해당 회차에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예를 들면 한 회차에 60점을 받게 되면 50점은 1회차 출전 정지와 함께 사라지고, 10점은 차감되지 않고 남아있게 된다. 또 극히 드물겠지만 만약 한 회차에 100점 이상 벌점을 받게 되면 2회차 출전 정지를 당하게 된다.

이번 제도는 선수들과 경륜경정총괄본부의 합의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새로운 벌점 제도가 생겨난 배경에는 최근 잦은 낙차와 과도한 견제 등으로 선수와 고객 모두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사고를 조금이라고 줄이는 방편으로 만들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바뀐 방식은 아무래도 몸싸움이 적은 선행형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남팀의 모 선행형 선수는 “벌점 제도가 바뀌기 이전에도 3회차 평균 20점 안팎의 벌점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에 도입된 방식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 지역 선수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선행형이나 자력 승부를 펼쳐왔던 선수들은 벌점에 신경 쓰지 않고 평소 하던 대로 경주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는 의견이 많다.

몸싸움에 능한 파이터형들은 다소 위축될 수도 있다. 시행 직후인 8월 첫 회차부터 누적 벌점 61점을 받은 선수가 나왔다. 상남팀의 21기 배정현 선수로 전형적인 마크·추입형 선수다. 마크·추입형 선수들은 벌점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벌점 관리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몸싸움에 유독 강한 모 선수는 “일반적인 선수들의 경우 3회차 50점이 여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불가피하게 몸싸움을 해야 하는 파이터형들은 순식간에 20~30점의 벌점을 받을 수 있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크·추입형이지만 벌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선수들도 의외로 많은 모습이다. 특히 등급별 추입형 강자들에게서 이러한 의견들이 많았다. 전형적인 추입형 강자인 박용범은 “벌점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작전에 변화를 줄 생각이나 소극적으로 대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보통 1년에 한게임 반 정도는 누적 벌점으로 인해 출전 정지를 당하는 편이라서 벌점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피부로 와 닿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최래선도 “지나치게 벌점을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게임을 망칠 수 있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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