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 희생만 해야할까. 지난 22일 종영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남남’은 때로 자식과 친구같고, 때로 자식보다 더 자식같은 엄마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해 호평을 얻었다.

정영롱 작가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화한 이 작품 속 엄마 은미는 딸에게 자위하는 모습을 들키고, 때로 딸의 지인에게 추파를 던지는 등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JTBC ‘미스티’(2018),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2019), ‘비밀의 숲’(2020)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 전혜진은 철없는 엄마로 연기변신을 모색했다. 그런 엄마 때문에 골치 아파하다가도 엄마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속 깊은 딸 진희는 소녀시대 수영이 맡아 환상의 호흡을 펼쳤다.

두 모녀의 활약에 힘입어 드라마는 5.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신드롬적 인기를 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ENA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엄마’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했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극중 진희가 엄마의 유일한 가족이라는 대사가 있어요. 제게도 엄마가 그런 존재입다. 극중 진희와 은미가 여수여행을 가는 장면에서 과거 엄마와 유럽 여행을 갔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때 내가 ‘이제 엄마의 보호자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엄마가 나이들어간다는걸 느끼곤 합니. 저희 엄마가 드라마를 보시다 ‘내가 은미같니?’라고 문자를 보내셨어요. 어느정도 그렇다 답하니 ‘가 은미 같은지 네가 진희 같은 거니’라고 하셨습니다.

-전혜진 씨와 연기호흡은 어땠나요?

평소에도 엄마라고 부르고 싶은데 절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하셔서 언니, 부탁할 때는 선배님이라고 불러요(웃음). 평소에는 정말 편한 언니 같아요. 둘이 같이 술 한잔하면서 인생, 언니 아들 등 얘기를 나눕니다. 저도 좋은 언니, 이 길을 먼저 걸은 언니가 필요했는데 선배이자 동료, 좋은 엄마이자 여성을 제 곁에 둬 선물을 받은 듯 합니다.

-엄마의 자위행위라는 설정이 굉장히 파격적입니다.

- ‘첫 회에서 이런데 다음에는 뭐가 더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걱정이 컸지만 PD님은 “이건 장치가 아니다”라며 “우리 드라마는 이런 이야기를 할거에요라는 ‘시작’이다. 문을 열리는 거지. 이걸 자극적인 걸 위한 것으로 쓰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그게 맞는 말씀이셨습니다.

-남자친구인 정경호 씨 반응은 어떠셨나요?

너무 재밌어하면서 계속 말해달라고 했지만 스포를 차단했습니다.

-다른 소녀시대 멤버들은 반응이 어땠나요?

아쉽게도 회포를 나눌 시간이 없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윤아가 JTBC ‘킹더랜드’에 출연했는데 제가 임현욱PD님의 데뷔작 ‘알수도 있는 사람’을 함께 한 사이라 반가웠습니다. 그때 윤아가 소녀시대 15주년 활동이 끝난 직후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 아주 바빴는데 작품을 보니 윤아가 자기가 잘한 걸 했더라고요. 윤아에게 나라도 너랑 이준호가 연애하는 거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소녀시대’를 깨고 나가서 각 장르에 안착하는 느낌이 있는데 어떤 생각이 드나요?

- 소녀시대를 깨고 나간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소녀시대는 피부같은 느낌? 명제 같은 것입니다. 그걸 바꾸거나 탈피할 수 없습니다. 만약 소녀시대라는 타이틀이 제게 손해가 되거나 짐이 된다면 그건 제 능력부족입니다. 멤버들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 속에 ‘나 소녀시대야’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배우 최수영의 경쟁력은 찾았나요?

지금도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캐스팅이 불발된 작품을 보면 나라도 저 배우 쓴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나라는 배우는 뭘까’ 고민합니다. 저는 자존감이 높지 자신감이 많은 배우는 아니에요. 자신감이 떨어지는 상황이 오면 자존감으로 메꿨습니다. 하지만 이건 한계가 와요. 자신감을 주는 프로젝트가 한 번 와야 딛고 일어나는데 ‘남남’이 그런 자신감을 주는 프로젝트였던 거 같습니다.

-다음 목표는 뭔가요?

- 액션, 로맨스, 멜로, 의학, 법정, 스릴러 등 안 해본 장르가 정말 많아요. 뭘 좀 선택하고 싶다는 때가 오면 좋겠어요. 단편도 하고 싶은데 독립영화 쪽에서 제안이 많이 오지 않아 서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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