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롯데 래리 서튼(53)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롯데는 28일 “래리 서튼 감독이 27일 사직 KT와 경기 후 건강상 사유로 감독직 사의를 표했다.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하고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29일 대전 한화전부터 이종운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체제로 잔여 시즌을 이어나간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서튼 감독은 지난 2021년 5월11일 롯데 감독으로 부임한 후 2년 3개월여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소문이 사실이 됐다. 28일 ‘서튼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설이 돌았다. 롯데 쪽에서는 부인했다. 그러나 실제로 서튼 감독이 의사를 표했고, 구단이 받아들였다.

선수 시절부터 KBO리그와 인연이 있었던 서튼 감독이다. 2005~2007년 3년간 선수로서 활약했다. 현대에서 2년, KIA에서 1년을 뛰었다. 2005시즌에는 타율 0.292, 35홈런 102타점의 빼어난 기록도 남겼다.

지난 2020시즌 지도자로 다시 KBO리그로 돌아왔다. 롯데 2군 감독을 맡았다. 퓨처스 선수들을 1군에 올리면서 육성 시스템을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간이 흘러 2021시즌 도중 1군 감독으로 전격적으로 올라섰다. 감독 대행도 거치지 않고, 시즌 도중 바로 감독으로 올라선 이례적인 케이스가 됐다.

롯데는 2021시즌 서튼 감독 부임 후 114경기에서 55승 8무 51패를 만들었다. 최종 6위. 가능성을 봤다. 이에 롯데는 2021년 12월 “2023년까지 서튼 감독과 동행한다”고 밝혔다. 2022년에서 2023년으로 계약 기간을 1년 늘렸다.

그러나 2022시즌 실망스러웠다. 64승 4무 76패, 승률 0.457로 8위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 기세를 올렸지만, 이내 꺼지고 말았다.

2023년도 다르지 않았다. 시즌 전 유강남, 한현희, 노진혁을 영입하는 등 FA 시장에서 지갑을 크게 열었다. 효과를 봤다. 시즌 초반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번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6월부터 크게 부진하면서 순위가 계속 떨어졌다. 최근 7연패에 빠진 상태이기도 하다. 현재 7위로 가을야구가 가물가물하다.

그 사이 서튼 감독도 건강 이상을 계속 호소했다. 어지럼증을 이유로 경기를 지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27일에도 그랬다.

결국 서튼 감독 스스로 ‘이제 그만’을 외친 모양새다. 롯데도 이를 받아들였다. 기대를 안고 시작했지만, 끝은 또 아쉬움만 남는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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