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기복은 어쩔 수 없다.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2개월여 만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재기 가능성은 열었다. 20대 열풍이 강하게 부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영건 기수’로 꼽혔던 김한별(27·SK텔레콤)이 기량 회복을 벼른다.

김한별은 지난 27일 막을 내린 KPGA 군산CC 오픈 최종라운드를 챔피언조로 치렀다. 첫날 1언더파로 시작해 2라운드에서 세 타를 더 줄였는데, 3라운드에서 무려 9언더파를 쳤다. 2라운드에서 45위였던 순위를 공동 3위로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최종라운드에서는 들쑥날쑥한 샷감 탓에 1타를 잃었고 순위도 12계단 내려간 공동 15위에 머물렀다.

그렇더라도 나흘동안 걸어서 플레이하는 코리안투어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점은 소득이다. 재활 과정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회복해야 비로소 끝난다. 수술대에 오른 선수들은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가장 많이 한다. 어떤 선수는 “아파서 수술했으니, 다시 아플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수 주 혹은 몇 개월 재활에만 매달리다보면 심리적으로 지치기 마련이다.

지난 5월 우리금융 챔피언십 1라운드 후 인대 파열상을 당한 김한별은 크게 낙담했다. 부상하기 전까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컷통과해 컨디션과 자신감이 상승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는 “부상으로 대회에 나서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골프가 정말 그리웠다”고 말했다. “쉬면서 골프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애정이 더 커졌다”고 말한 김한별은 데뷔 시즌이던 2019년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고, 2020년 헤지스골프 KPGA오픈, 신한동해오픈, 야마하·아너스K 오픈 등에서 우승을 따내며 ‘영건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고군택 정찬민 최승빈 등 20대 선수가 코리안투어 우승을 일궈내는 등 영건 열풍이 불었고, 김한별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그러다 2개월 이상 필드를 떠났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을 터.

지난달 솔라고CC에서 열린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컨디션 점검 차원으로 출전했는데, 공동 15위로 선전했다. 당시에도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낚아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했다.

김한별은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예전의 경기력이 되돌아올지 많은 걱정을 했다. 휴식을 더 취해야 했을 수도 있었지만 하루 빨리 대회에 출전하고 싶었다”며 “오랜만에 필드로 돌아왔는데도 조급함보다는 여유로움이 생겼다. 차근차근 경기력을 찾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선 군산CC오픈에서도 경쟁력을 확인했으니, 하반기에는 ‘영건 열풍’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반기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 우승으로 재활 마침표를 찍는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KPGA 코리안투어 3승 모두 하반기에 따냈고 2021년부터는 하반기 출전 대회에서 모두 컷통과했다. 지난해도 하반기 9개 대회서 준우승 1회를 비롯해 톱10에 네 차례 들었다. 그는 “하반기로 접어들면 자신감이 생긴다. 매년 우승을 갈망하지만 올해는 차분하게 기다릴 것”이라며 “매 대회 톱10을 목표로 욕심을 비우면서 하반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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