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다닐 메드베데프(27·러시아)가 1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3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한테 0-3(3-6, 6-7<5-7>, 3-6)으로 져 우승을 놓친 이유를 털어놨다.

베이스라인 뒤 쪽으로 깊숙히 물러나 고집스럽게 플레이를 한 게 작전실수였다는 것이다. 이날 패배로 그는 지난 2021 US오픈 남자단식 우승 이후 두번째 그랜드슬램 우승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렸다.

ATP 투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고집센(stubborn)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리턴 위치를 바꿨어야 한다”고 후회했다.

베드베데프가 베이스라인 뒤 플레이를 고집하자, 조코비치는 서브 & 발리 플레이를 무려 22번이나 시도했고, 이중 20번을 성공시켰다.

반면 메드베데프는 단 한번의 서브 & 발리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랠리 싸움에서도 ‘리턴샷의 킹’ 조코비치가 우위를 점했다. 철벽이었다.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결승에 5번이나 올랐지만 지난 2021년 US오픈에서 한번만 우승한 메드베데프다. 당시 결승 상대는 이번처럼 조코비치였다. 2021년과 2022년 호주오픈, 2019년과 올해 US오픈에서 준우승으로 밀렸다.

메드베데프는 경기 뒤 “오, 확실히 후회한다. 이겼어야 했다. 때때로 테니스는 쉽지 않다. ‘크로스’가 아니라 ‘다운 더 라인’ 패싱샷을 했어야 했다. 나는 두가지 중 잘못된 선택을 했다. 2세트를 이겼더라면, 아마 다른 게임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며 아쉬워했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2세트 게임스코어 6-5로 앞선 가운데 수차례 듀스 접전 끝에 조코비치한테 타이브레이크를 허용했다. 이어 타이브레이크에서도 2-0으로 앞서다 결국 5-7로 무너졌다.

그리고 힘이 빠진 그는 3세트 견고한 조코비치의 벽을 뚫지 못하고 쉽게 무너졌다. 이틀 전 4강전에서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와 만나 젖먹던 힘까지 짜내며 4세트까지 혈전을 벌인 것도 독이 됐다.

반면 조코비치는 8강전(프리츠 테일러), 4강전(벤 셸턴)에서 비교적 쉬운 상대에 모두 3-0로 승리하는 등 체력소모가 적었다. 메드베데프는 “리턴 때 내가 좀 완고했다. 아마 위치를 바꿀 걸 그랬다”고 거듭 후회했다.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에 US오픈 정상을 탈환한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개인통산 24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남녀 선수 통틀어 마거릿 코트(호주)가 세운 그랜드슬램 단식 최다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kkm100@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