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22명 검찰 수사 요청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집값 관련 통계를 조작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감사원은 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4명(장하성, 김수현, 김상조, 이호승)과 홍장표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황덕순 전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 등 경제 라인 핵심 참모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과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22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18일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최소 94회 이상 국토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치를 국토부가 공표 전 입수해 청와대 입맛에 맞게 바꿨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 부동산원·KB부동산원 15.2%p(38배) 통계 차이 보여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5년간 부동산원과 KB부동산 주택통계 간 차이가 크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2008~2012년 당시 두 통계간 격차는 0.4%p에 그쳤지만, 2017년 이후에는 15.2%p(약 38배)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2017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월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부동산원과 KB부동산원 통계간 격차가 크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3.51%로 나타났다. 반면 KB부동산 통계로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51.28% 상승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부동산원 통계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20.26% 올랐지만, KB부동산 통계로는 34.55% 올랐다.

표본 수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부동산원이 지난 2021년 7월 표본 수를 확대했지만, KB부동산 표본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부동산원은 2021년 월간 조사의 경우 아파트 1만7190곳 비교에서 3만5000곳으로, 주간 조사는 9400곳에서 3만2000곳으로 확대했다. KB부동산은 2022년 11월 통계 표본을 아파트 6만2000곳으로 확대했다.

이 같은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 발언과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이 소유한 아파트 때문에 더욱 커졌다. 2019년 11월 19일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됐다”고 말해 실제 체감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기도 과천 주공아파트가 2017년 1월 9억에서 2년 만에 19억4천만원까지 올라간 상태였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발언의 근거가 되는 통계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지난 15일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 중간결과 발표에서 2019년 6월 셋째 주, 국토교통부 직원이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습니다. 한 주만 더 마이너스로 부탁드리면 안 되겠습니까”라며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집값 변동률이 ‘마이너스’(하락)로 나오도록 조작을 요구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은 “한국부동산원은 주중 조사가 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총 12차례에 걸쳐 중단을 요청했지만, 청와대와 국토부는 이를 묵살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업으로 치면 분식회계를 한 것과 다르지 않다”며 “엄정하게 책임을 묻고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도 회계조작 공범이 된다”고 말했다.

◇ 최재성 전 정무수석 “통계 조작, 있을 수 없는 일”

이 같은 정부 입장에 문재인 정부 인사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8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탈법 내지는 비법적인 요소들이 있는지 늘 검증하면서 했기 때문에 통계 조작이나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KB국민은행 통계와 부동산원의 통계는 호가와 실거래가 차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최 전 수석은 “정확성은 사실 실거래가가 정확한데 그러니까 호가보다는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며 “주택 가격 상승과 하락을 문재인 정부가 조작을 했느냐인데 이런 것은 아니다. 무엇을 조작했는지가 불분명하다”고 감사원의 ‘정치 감사’라고 일축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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