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지난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배터리 야디에르 몰리나와 우완 애덤 웨엔라이트는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배터리 최다 출장 기록이다. 종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포수 빌 프리한과 우완 미키 롤리치 배터리의 최다 출장 324경기를 뛰어넘은 것. 둘은 1963년~1975년 디트로이트 배터리를 이뤘다. 두 기록 모두 선발 투수로 등판해 포수와 배터리를 이뤘다.

웨인라이트와 몰리나는 2007년~2022년 16년 동안 투포수로 한솥밥을 먹으면서 대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웨인라이트는 200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라운드에 지명된 뒤 2003년 12월에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됐고 불펜을 거쳐 2007년부터 붙박이 선발이 됐다.

지난해 몰리나는 현역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웨인라이트는 현역 생활을 연장했다. 둘은 42세로 동갑내기다. 구단은 1년 연봉 175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전년도 191.2이닝을 던져 11승12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나이를 고려하면 보너스 성격도 가미된 연봉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1년 계약한 좌완 리치 힐(43)에 이어 두 번째 최고령 투수가 됐다.

국내 팬들도 웨인라이트를 잘 안다. 김광현(SSG)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마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때 형처럼 보살펴 준 이가 웨인라이트다. 그해 웨인라이트는 선행과 지역 봉사에 앞장선 선수에게 시상하는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을 받았다.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을 받은 선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착하다 성실하다를 훨씬 뛰어넘는 ‘나이스 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남을 배려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는 게 몸에 배어 있는 굿사마리탄들이다.

42세에도 불구하고 현역 생활을 연장한 가장 큰 이유는 200승 달성 목표가 있어서다. 본인도 팀도 원했다. 웨인라이트는 19일 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1-0 승리 투수가 돼 200승 고지에 올라섰다. 7이닝 4안타 2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상의 피칭을 200승으로 연결해 의미가 컸다. 1득점은 배터리를 이룬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의 홈런이다.

사실 세인트루이스가 아니었으면 200승 달성은 어려웠다. 현재 성적이 5승11패 평균자책점 7.40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줄 수 없는 투구 내용이다. 원클럽맨이기에 가능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해 18년, 선발 411경기 등판 만에 거둔 업적이다.

세인트루이스 명문 구단이지만 200승 투수는 3명뿐이다. 파이어볼러 봅 깁슨 251승(1959~1975년), 제시 헤인스 210승(1920~1937), 웨인라이트 200승(2005~2023년) 등이다.

1961년 이후 원클럽맨으로 200승을 달성한 투수는 5명에 불과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짐 파머 268승, 세인트루이스 봅 깁슨 251승, 뉴욕 양키스 화이트 포드 236승,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209승, 웨인라이트 200승이다.

평균자책점 7점대 투수를 방출 하지않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하지도 않은 이유가 원클럽맨의 200승이 얼마나 소중한 기록인지를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현역 투수 가운데 200승 이상을 달성한 투수는 저스틴 벌랜더(255승), 잭 그레인키(224승), 맥스 셔저(214승), 커쇼(209승), 웨인라이트(200승) 등이다. 커쇼, 웨인라이트를 제외하고 여러 팀을 전전했다. 현재 현역으로 200승에 가장 접근한 투수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37세 조니 쿠에토로 144승, 다음이 뉴욕 양키스 게릿 콜(33)의 143승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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