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 “사격에서 무너지지 않았다면…. 너무 너무 아쉽다.”

은메달도 충분히 값지다. 한국 선수단에 안겨준 첫 메달이다. 근대5종 여자부 간판스타 김선우(27·경기도청)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아쉬운 마음에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김선우는 2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근대5종 여자부 결선에서 총점 1386점으로 중국의 장 밍(1406점)에 이어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에서 나온 첫 메달리스트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 들어선 김선우는 “너무 너무 아쉽다. 사격에서 총을 장전하는데 격발이 되는 등 예민한 느낌이 들었다”며 “내가 힘이 들어갔던 건지, 습한 날씨에 총에 문제가있던 건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느낌이 좋았는데, 한 번 무너지니깐 거기서 멘탈을 못 잡았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끝내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는 3회 연속 AG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김선우는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번 항저우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 등 두 개의 메달을 추가했다.

어느덧 세 번째 AG다. 이전 대회와 달랐던 점은 있을까. 김선우는 “첫대회(인천) 때는 너무 어린 나이여서 아무것도 모르고 언니들을 따라서 한 것이 많았다”며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는 (국제대회 성적이 나던 때라) 부담과 욕심을 갖고 치렀는데, 펜싱에서 저조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펜싱에서 마음 편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좋게 시작해서 은메달이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부 개인·단체 2관왕이 목표였고, 동료들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쥐고 싶은 게 진심이었기 때문.

근대5종 단체전 순위는 개인전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해 가린다. 이날 김선우를 비롯해 김세희(BNK저축은행), 성승민(한국체대), 장하은(LH) 등 4명이 출전했는데, 승마에서 김선우를 제외한 세 선수가 모두 실격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단체전 동메달 획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 레이저 런 종목에서 힘을 발휘한 끝에 역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선우는 “사실 나는 개인전보다도 단체전에서 정말 (메달을)따고 싶었다. 개인전은 혼자지만 단체전은 세 명이서 메달을 따고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승마에서) 선수들이 오늘 긴장을 많이 했는지, 성적이 안 좋아서 나도 속상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다독여주기만 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분명한 사실은 그가 항저우AG서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의 주인공이란 점이다. 김선우는 “내가 첫 메달을 딴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값진 메달이기 때문에 웃으며 시상대에 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번 대회 개인전 2위를 차지한 김선우는 상위 5명에게 주어지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사실 너무 부족함을 느꼈다.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동계훈련을 더 열심히 해서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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