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일 정기이사회 인선 착수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11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면서 후임 회장에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은행업계에서는 윤종원 전 IBK 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두 ‘양윤’(尹)을 눈여겨 보고 있다. 또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허인 KB금융 부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며 30년 만에 4대 은행 출신 중에서 은행연합회 회장이 배출될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다음달 23일께 정기이사회를 열어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 등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은행권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자리일뿐만 아니라 연봉 역시 높은 자리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사회는 은행장 11명과 은행연합회장 등 12명으로 구성되며 이사회에서 여러 번 회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 추천된 최종후보는 23개 사원은행 대표가 사원총회를 열고 투표를 거쳐 회장을 선임해 왔다. 이사회는 은행연합회장과 시중 은행장 6인(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은행), 특수은행장 3인(NH농협·KDB산업·IBK기업은행), 지방은행장 1인(광주은행), 인터넷전문은행장 1인(케이뱅크) 등이 참여한다.

◇ 행시 출신 윤종원 전 IBK 기업은행장…민관 두루 걸쳐 경험 풍부

윤종원 전 IBK 기업은행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관직과 민간은행을 두루거쳤다. 1960년생인 윤 전 행장은 인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 산업경제과장,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특명전권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2020년 1월 기업은행장으로 선임 돼 올 초까지 3년 임기를 지냈다. 윤 전 행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지만,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되기도 했다.

최근 퇴직한 기업은행장에서의 실적 평가가 나쁘지 않다. 임기 동안 기업은행은 수익성에 기여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익은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인 2조2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7% 증가한 수치다. 설립취지이기도 한 중소기업 금융지원에서도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까지 총 217조7,000억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203조원)을 넘어선 수치라 좋은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청와대 경제수석)와 윤석열 정부(국무조정실장)를 두루 거친 경험 또한 장점으로 평가받지만, 최근 불거진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과 어떻게 거리를 둘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 윤종규 KB금융 회장, 1조4000억원(2014)→4조원(2021) 성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 오며 오는 11월 20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KB금융을 안정화하고 리딩금융그룹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1955년생인 윤 회장은 1973년 광주상고를 졸업한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야간으로 다니며 학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한 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상무, 전무, 부대표 등을 지냈다. 2002년 국민은행에 영입된 윤 회장은 재무전략본부장·부행장, 개인금융그룹 대표·부행장, KB금융지주 CFO·CRO·부사장 등을 역임한 입지전적의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14년 KB금융 회장 취임 전 발생한 지배구조 혼란 사태를 조기 안정화 시키고 KB금융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1조4000억원 수준이던 KB금융의 순이익을 2017년 3조3000억원으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2021년엔 국내 금융지주 중 최초로 연간 순이익 4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을 인수하며 국내 금융지주 완성도 높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다고 보고 획일화·통일화하려는 시각이 있는데 옳은 지배구조가 과연 하나인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 “아직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임기가) 2개월이 남았으니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등도 하마평

이 밖에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1957년생인 최 전 위원장은 강릉고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실무추진단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을 거쳤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SGI서울보증 대표,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하고 2017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법무법인 화우에서 고문 역을 맡고 있다.

또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허인 KB금융 부회장,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 등의 이름도 언급된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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