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파격’ 용병술에도 2선 자원들의 시너지가 상당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4일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에서 2-1로 승리했다. 결승에 오른 황선홍호는 오는 7일 일본과 금메달을 두고 격돌한다. 2개 대회 연속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한다.

황선홍호의 힘은 변화무쌍한 2선에 있다. 황 감독은 최적의 조합으로 2선을 꾸리고 있는데, 사실상 ‘파격’에 가깝다. 황 감독은 8강전 중국전에서 2선 조합을 송민규(전북 현대)~고영준(포항 스틸러스)~안재준(부천FC)으로 꾸렸다.

송민규는 대회 첫 선발 출전이었다. 송민규~고영준~안재준이 선발로 합을 맞춘 건 중국전이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효과를 봤다. 송민규는 1-0 상황에서 달아나는 추가골을 넣으며, 황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송민규가 득점 후 벤치로 달려가자 황 감독은 환한 표정으로 그를 안아줬다. 송민규는 경기 후 “감독님이 왜 그런 표정으로 나를 안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머쓱해 했다. 중국전 2선의 콘셉트는 ‘힘’이었다. 거친 플레이를 주로 하는 중국에 맞서 기술보다는 힘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2선 카드를 꺼냈다. 이번 콘셉트는 기술이었다. 황 감독은 중국전에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강인(파리생제르맹)~엄원상(울산 현대)로 2선 조합을 만들었다. 이 조합은 스피드와 기술이 겸비된 자원들의 출동이다. 힘이 좋은 우즈베키스탄과 힘 싸움을 피하면서 기술자들을 배치, 볼 소유를 늘리겠다는 구상이었다. 물론 이 구상이 완벽하게 통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정우영은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황선홍호의 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여기에 이강인이 점차 제 모습을 찾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강인은 몸 상태를 지속해서 끌어올려 왔다. 그리고 이날 이강인은 적극적인 몸싸움은 물론 스프린트까지 해내며 본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더욱더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제 ‘3연패’까지는 단 한 걸음이 남았다. 황 감독이 결승에서는 어떤 조합으로 2선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된다. 황 감독의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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