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29년의 긴 기다림을 대표하는 눈물이었다. 캡틴 오지환의 눈이 촉촉하게 젖었고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스포츠서울 또한 LG팬들이 원했던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도록 기념판을 선물했다.

잠실구장이 기쁨과 환희의 핀스트라이프로 가득 찼다. LG는 6일 잠실 KIA전을 마친 후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선수단은 우승 기념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해 팬들 앞에 섰다. 염경엽 감독이 선수단을 대표해 정규시즌 내내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며 한국시리즈 승리를 통한 통합 우승을 다짐했다.

염 감독에 이어 주장 오지환도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메시지를 전하는 중 자신도 모르게 지난 시간이 떠오른 듯 눈시울을 붉혔다. 2009년에 입단한 오지환은 현재 LG 선수 중 가장 오랫동안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있다. 정주현, 최동환과 함께 입단해 암흑기 막바지와 2013 암흑기 탈출,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끝내 이루지 못한 정규시즌 1위를 경험했다. 그래서 더 의미가 큰 이날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였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순위표 최상단에 올랐다. MBC 청룡 시절부터 팬인 김석원씨는 스포츠서울 영상팀과 인터뷰에서 “성적이 좋았던 게 아니라 다른 팀의 비아냥도 많이 받았다. 그만큼 더 특별하다. 이번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서울도 이에 동참했다. LG의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 소식을 다룬 지난 4일자 신문이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특별 제작과 무료 배포를 결정했다. 4일자 1000부, 특별판으로 만든 1000부를 다시 제작해 총 2000부를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선물했다. 특별판에는 1990년과 1994년 우승 소식이 들어간 1면을 되살려 첨부했다. 광고가 들어가는 공간에는 LG 정규시즌 우승 엠블럼과 선수 사진을 넣었다.

김석원씨는 “1994년 우승 당시에는 신문이 아니면 소식을 접할 방법이 많지 않았다. 당시 생각도 나고 지금도 신문을 통해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김석원씨의 말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종이 신문은 응원하는 구단 소식을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신문을 사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뉴스 기사를 읽을 수 있게 되자 신문 구독률은 하락했다.

그러나 그 ‘희소성’으로 인해 젊은 층은 좋아하는 팀의 우승 순간이 1면에 담긴 신문을 일종의 굿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에도 우승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지면에 인쇄된 신문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 당시 현장의 생생함이 다른 콘텐츠로 덮이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있다. 인쇄 매체의 힘이기도 하다.

스포츠서울은 6일 2000부를 다시 제작했지만 아직 신문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추후 1면만 따로 A3 사이즈 액자에 담은 ‘굿즈’도 제작할 수 있다. 지난해 SSG 랜더스 통합 우승 당시에도 팬들 위해 신문을 따로 배송한 것처럼, 야구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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