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쿄=김동영기자] 숨 가빴던 2023시즌의 마지막 등판이다. 원태인(23)이 출격한다.
한국은 18일 오후 7시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세 번째 경기 대만전을 치른다. 예선 마지막 경기다. 선발로 ‘사자군단 에이스’ 원태인이 나선다.
앞서 호주와 1차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3-2로 이겼다. 10회초 무사 1,2루를 잘 막은 후, 10회말 노시환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웃었다. 귀중한 1승을 품었다.
전날 일본을 만났다. 1-2로 아쉽게 졌다. 역시나 한국보다 한 수 위인 것은 맞았다. 선발 스미다 치히로에게 7이닝 무실점을 줬다. 농락당한 수준. 그래도 이의리가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는 등 대등한 경기를 선보였다. 딱 1점이 부족했을 뿐이다. 일본도 “한국의 무서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렇게 1승 1패가 됐다. 3차전에서 대만을 만난다. 대만 또한 1승 1패다. 간단하다. 대만을 잡으면 결승에 간다. 일본과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패하면 3위 결정전이다.
비겨도 안 된다. 똑같이 1승 1무 1패가 되면, TQB(팀 퀄리티 밸런스)로 순위를 나눈다. 공식은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이다. 첫 2경기에서 한국은 -0.01, 대만이 +0.09다. 동률이면 밀린다. 대만이 호주를 6-0으로 잡은 것이 컸다. 한국으로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 경기에 원태인이 나선다. 전날 일본전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은 “대만전 선발은 원태인 아니면 곽빈이다”며 눙쳤다. 어차피 공개될 선발이지만, 미리 내놓을 필요는 또 없었다. 대만의 몇몇 기자들은 곽빈을 예상하기도 했다.
호주전을 잡고 가야 한다고 판단했기에 문동주를 냈다. 일본전은 전통적으로 왼손이 강했다는 점을 고려해 이의리를 투입했다. 둘 다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문동주는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자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의리 또한 ‘국대 좌완’의 면모를 보였다.
원태인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류중일 감독이 대만전 필승 카드로 택했다. ‘선발이 조기에 무너질 경우 +1 카드로 원태인을 쓸 것인가’ 하는 질문에 “그럴 일 없다. 원태인은 선발로 쓴다”고 단언했을 정도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21년 자신의 첫 국제대회였던 도쿄 올림픽에서 ‘맛’을 봤다. 이후 2023년은 바쁘게 돌아갔다. 시즌 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섰다. 3경기에서 4.1이닝을 소화하며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6.23이다.
빼어난 기록은 아니지만, 짧은 기간 혹사에 가깝게 많이 던졌다. 3월7일 한신전에서 27개, 3월9일 호주전에서 26개, 3월10일 일본전에서 29개를 뿌렸다. 그리고 3월13일 중국전에 선발로 등판해 26개를 기록했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올라가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상황이 나빴고,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 원태인은 WBC에서 분명 역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 10월 진행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두 경기에 나섰다. 홍콩전 4이닝 무실점, 중국전 6이닝 무실점을 만들며 한국의 금메달에 크게 이바지했다.
아시안게임 종료 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대표팀에 왔다. ‘1시즌 3국대’다. 두 번의 국제대회에 참여했고, 정규시즌에서도 26경기 150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3.24로 좋았다. 힘든 상황에서도 에이스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 APBC가 마지막이다. 사실상 이날이 자신의 2023시즌 최후의 경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상무와 평가전에 한 번 등판했지만, 완전한 실전으로 보면 지난 10월15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이후 34일 만이 된다.
원태인은 “상무와 평가전 때는 날씨도 좋지 않았고, 오랜만에 던지기도 했다.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도쿄에 와서 다시 던졌는데, 그때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중요한 경기다. 내가 잘 던져야 한다. 그래야 결승에서 다시 일본과 붙을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지더라도 19일 경기는 또 있다. 3위 결정전이다. 원하는 결과는 아니다. 결승에 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원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벼랑 끝에서 원태인이 나선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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