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LG가 29년 묵은 우승 한을 풀었다. 롯데는 1992년 우승 이후 올해로 32년째 무관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57)은 “일단 올해 가을야구를 하고, 3년 안에 꼭 우승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주형광 투수코치(48)는 “올해는 우승해야 한다”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주 코치는 현역시절 ‘레전드’로 불렸다. 거의 유일한 ‘자이언츠 왼손 에이스’다. 그가 김태형 감독 부름을 받고 친정으로 돌아온 것도 ‘우승’을 위해서다. 최근 괌 스프링 캠프에서도 선수들에게 1999년 플레이오프 7차전 영상 좀 그만 나오게 하라고 다그쳤다. 11회 연장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손을 번쩍 드는 모습이 아직도 회자되는 게 부끄럽다는 이유에서다.

경남 김해 상동야구장 1층 건물에는 빛바랜 1992년 롯데 우승 사진이 32년째 걸려있다.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 그러기 위해선 선발 투수가 강해야 한다. 반즈~윌커슨~박세웅~나균안으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 라인업은 어느 정도 나온 상황.

4, 5선발은 바뀔 수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선발투수 옥석을 가리는 시험대다. 주 코치는 “부상으로 심재민(30)이 빠진 상태라 한현희 이인복 정성종 최이준 위주로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코치는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발 투수 라인업을 짜는 데 신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 코치는 “항상 보면 무너지는 팀이 올라갈 때 잘 되다가 무너질 때 연패로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올해는 투수진 구성이 괜찮다. 예전처럼 무너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마무리 김원중(31)을 비롯해 김상수(36), 박진형(30) 등을 거론하며 역전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커슨과 반즈도 “10승 가지고 안 된다”고 웃은 주 코치는 “우리가 정상까지 가려면 둘이서 최소한 30승은 해줘야 편안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일단 보겠다”고 밝혔다.

반즈가 변수다. 최근 둘째 아들이 태어나 2월까지 육아에 전념하기로 했다. 롯데도 성실함을 믿고 받아들였다. 문제는 ‘피치클락’이다. 상반기 시범 도입되는 피치클락에 대한 훈련이 안 돼 있다. 3월 시범경기부터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 관건이다.

그동안 롯데 불펜진에서 부족했던 자원은 좌투수였다. 좌투수인 ‘진해수-임준섭-김진욱’에 대한 거는 기대가 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주 코치는 “우투수들은 안정적으로 다 자리 잡혀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한다”며 “좌투수들이 시즌 중요한 시점에 투입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드는 게 이번 캠프 숙제”라고 말했다.

특히 김진욱에 대해서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기술적인 부분과 멘탈을 좀 잡아야 한다”며 “안 좋을 때 기복이 심한 선수다.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 코치는 올시즌을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며 “누구보다도 원하고, 나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될 때”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끼치는 영향이 크다. 코치진은 말할 것도 없고 선수들 모두 감독님 영향력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롯데가 모자랐던 부분들을 채워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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