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MBN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현역가왕’이 전유진이라는 1대 현역가왕을 배출하며 ‘경력직 서바이벌’의 새 공식을 썼다.

‘현역가왕’은 2024 ‘한일 트롯 가왕전’에 나갈 대한민국 여성 현역 트로트 가수 톱7을 뽑는 서바이벌 음악 예능이다. 지난해 11월, 6.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 매 회 자체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13일 방송된 최종회 결승전은 17.3%까지 치달았다. 트로트 오디션이 난무하고 지상파 채널에서도 좀처럼 10% 를 넘기 힘든 시대에 낳은 유의미한 결과다,

‘현역가왕’ 최종 순위는 1라운드 총점 결과에 현장 심사 결과 및 대국민 응원 투표,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를 반영했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전유진은 한경애의 ‘옛 시인의 노래’를 불러 실시간 문자 투표 총합 226만표 중 33만표를 받으며 총 4832점을 기록했다. 이어 마이진, 김다현, 린, 박혜신, 마리아, 별사랑 차례로 톱7을 완성했다.

‘현역가왕’의 거침없는 인기는 단단한 팬덤을 확보한 실력파 현역 가수들의 압도적인 무대가 시청자들 시선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역가왕’은 프로그램명처럼 현역 가수들이 참가자로 나섰다. 새 얼굴보다는 익숙한 얼굴로 화제성을 선점했다. 실제로 ‘현역가왕’에서 두각을 보인 이들이 대부분 ‘미스트롯’ 시리즈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이 외에도 KBS ‘트롯 전국체전’, SBS ‘트롯신이 떴다’, MBC 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MBC ‘트로트의 민족’ 등 2개 이상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도 여럿이다.

전유진, 김다현, 마이진, 마리아, 별사랑, 윤수현 등 단단한 팬덤을 확보한 가수들이 ‘현역가왕’으로 몰렸다. 여기에 현업에서 내공을 쌓은 가수들의 경쟁력 있는 무대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력직 참가자 출연은 장단점이 확실하다. 인지도와 실력이 담보된다는 장점과 더불어 재도전하는 이들이 가진 절박함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기 충분하다. 다만 출연자가 무대에서 이름값을 해내지 못한다면 경연의 진부함은 배가된다.

‘현역가왕’은 기시감이 크다는 우려를 씻고 강점을 잘 살렸다는 평을 얻었다. 제작진은 실력이 담보된 경력자들을 통해 퀄리티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그 결과 ‘뛰는 실력자 위에 나는 실력자’의 수식어가 떠오를 만큼 참가자 전원이 실력 상향 평준화를 이뤄 대결의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결승전 생방송 직전 부친상을 당한 김양의 사연이 많은 감동을 안겨주며 비록 최종 톱7에서는 탈락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을 유입시켰다.

화제성도 뜨거웠다. 전유진과 김다현의 준결승전 동영상 조회수가 100만뷰를 훌쩍 넘겼고, 준결승전 1위를 차지한 전유진의 신곡 ‘달맞이꽃’은 공개되자마자 멜론 성인 차트 2위를 차지했다. 준결승전에서 발표한 14인의 트로트 신곡들도 음원 사이트 톱100에 줄줄이 들어섰다.

한 트로트계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포맷의 트로트 오디션이 나오며 지원자가 분산됐으나 원조 트로트 오디션을 제작한 서혜진 사단의 ‘현역가왕’이 ‘미스트롯’ 출신의 경력자들을 대거 출연시킴으로써 스타성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17%가 넘는 시청률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여전히 트로트 장르에 대한 팬덤층이 확고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결승전을 마친 ‘현역가왕’은 다시 돌아온다. ‘현역가왕’ 톱7은 오는 3월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치러지는 초대형 프로젝트 ‘한일 가왕전’에 나선다. ‘한일 가왕전’은 대한민국 트로트 서바이벌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한일 양국 합작 트로트 예능으로, 한국과 일본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K-트로트 초석을 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현역가왕’의 성공으로 일찌감치 남자 버전의 시즌2를 확정했다. ‘현역가왕’ 남자 버전은 2024년 하반기 방송 예정이다. 임영웅, 영탁과 같은 트로트 스타가 또 한 번 탄생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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