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대한항공 ‘에이스’ 임동혁은 봄배구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임동혁은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25득점을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세트스코어 3-1(25-18 25-13 21-25 25-23) 승리를 이끌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올리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경기였다. 임동혁은 1세트 63.64%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8득점을 기록하며 OK금융그룹의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공격성공률이 40%로 떨어졌고, 3세트 막판에는 시도한 두 차례의 공격이 모두 레오의 블로킹에 막히는 등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 4세트 마지막 점수도 교체로 들어온 무라드가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임동혁은 “사실 마지막 타임아웃 때 (한)선수형이 자신 있는 사람 손 들라고 해서 내가 들었다. 하지만 공격이 막혔다”라며 웃은 뒤 “그래도 자신 있다는 표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상황이 와도 다시 손을 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기존 외국인 선수 링컨과 결별했다. 링컨은 퀵오픈에 특화된 선수라 거포 스타일은 임동혁과는 다른 역할을 담당하던 선수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두 선수를 상황에 따라 투입해 변칙 작전을 구사했다. 링컨 대신 잔여 시즌을 보내게 된 무라드는 타점과 힘이 좋다. 스타일상 임동혁과 유사한 면이 있다. 이제 두 선수가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된다.

토미 감독은 이날 임동혁에 신뢰를 보냈다. 공격이 블로킹에 막히고 범실이 나와도 임동혁을 끝까지 중용했다. 4세트 마지막 점수가 필요한 순간에 무라드를 넣었을 뿐이다. 토미 감독은 “임동혁을 믿는다. 범실 몇 개 했다고 바꾸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임동혁은 “링컨이 가게 된 것은 나도 아쉽다. 아주 슬펐다. 우리 팀과 정말 잘 어울리고 성실한 선수였다. 현실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며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주시니 코트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야 한다. 내가 계속 안 되면 무라드로 바꿔주실 것이다. 원래 우리 스타일이 두 명을 활용해서 풀어나갔다. 무라드가 훈련을 하며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라드가 있지만 일단 임동혁이 주전에 가깝다. 임동혁은 이대로 봄배구까지 가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시즌 임동혁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활약하지 못했다. 교체로만 뛰었을 뿐 링컨이 주연으로 뛰며 우승을 이끌었다.

임동혁은 “늘 정규리그에서 많이 뛰었는데 챔프전에서는 결국 외국인 선수가 많이 뛰었다. 뛰어야 하는 선수가 뛰는 게 맞지만 당연히 아쉬웠다”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나도 높은 무대에서 뛸 수 있다. 내 손으로 좋은 기록을 만들고 싶다. 경기마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잘 되든 안 되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며 이번시즌 봄배구에서는 자신이 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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