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기장=김민규 기자] “장타력 회복이 최우선 목표다.”

자책은 끝났다. 다시 일어서면 될 일이다. 자신을 향한 믿음도 잘 알고 있다. 올시즌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하며 이를 악물었다. KT ‘홈런왕’ 박병호(38)가 힘찬 스윙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최우선 과제는 ‘장타력 회복.’

KT가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부산 기장 현대차볼파크에서 만난 박병호는 “자책감은 털어냈다. 지난해 떨어진 장타율을 다시 회복하는 것 올시즌 목표”라며 “그래서 평소보다 좀 더 빨리 타격훈련을 시작해 준비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박병호는 프리에이전트(FA)로 KT 유니폼을 입은 2022시즌 35홈런 98타점으로 ‘홈런왕’에 올랐고, 장타율은 0.559로 리그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132경기에서 18홈런 87타점에 그쳤다. 홈런이 감소하자 타점과 장타율 모두 하락했다.

스스로 이유를 알고 있다. 어느덧 만 38세로, KBO리그 최고 베테랑 타자 반열에 올랐다. 몸의 반응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반등을 위한 기술적 변화보다는 운동방식에 변화를 주며 ‘장타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박병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나이를 먹은 건 사실이다. 예전보다 반응 속도가 느려진 것 같고, 지난해에도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지금 기술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트레이닝 파트와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운동방식 등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대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고, 이겨내야 하므로 몸 관리를 최선으로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사령탑의 믿음도 변함 없다. 올시즌 4번 타자를 묻는 질문에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다. 끝까지 박병호로 갈 것”이라고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우승을 향한 간절함도 크다. 어느덧 프로 데뷔 20년차지만 박병호는 아직 한 번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은퇴 전 마지막 목표가 바로 ‘우승’이다.

박병호는 “KS에 출전해봤지만, 준우승에 머문 것이 아쉽다”면서 “언제 은퇴할 지 모르지만, 꼭 한 번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홈런을 많이 치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홈런왕’ 같은 큰 목표보다 지난해 떨어졌던 장타율(0.443)을 2022년(0.559) 만큼 끌어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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