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 기자] 애리조나 시범경기에서 무섭게 타오르던 타격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단순히 결과가 나쁜 게 아니다. 선구안 문제다. 전날부터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공에 계속 배트가 나온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연속경기 무안타 후 2024시즌에 돌입하게 됐다.

오타니는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2번 지명타자로 출장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말 첫 타석에서 곽빈의 체인지업에 3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1-2에서 곽빈의 바깥쪽으로 빠져나간 체인지업에 배트가 나왔는데 타구는 좌측 파울 라인에서 벗어난 후 잡혔다.

3회말에는 좌투수 이의리와 상대했다. 이의리가 던진 속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몸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왔는데 이 공에 배트를 냈다가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공이 높게 떴지만 비거리는 크지 않았다. 대표팀 좌익수 김성윤이 오타니의 타구를 잡았다.

마지막 타석인 4회말에도 좌투수였다. 오윤석과 마주했다. 오윤석의 초구 슬라이더에 스윙했고 빠른 타구를 만들었지만 내야를 뚫지 못했다. 대표팀 2루수 김혜성이 오타니 타구를 잡고 1루로 송구했다. 이후 오타니는 계획대로 세 타석만 소화한 후 교체됐다. 다저스는 7회말 오타니 대신 헌터 페두치아를 내보냈다.

오타니는 지난 17일 키움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키움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의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넘어가는 공에 배트를 냈다가 출루에 실패했다. 이틀 연속 고척돔을 찾은 모든 관중이 오타니가 타석에 설 때마다 큰 환호를 보냈지만 오타니가 범타로 물러나며 환호는 탄식으로 바뀌었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장소가 바뀌기는 했지만 한국에 오기 전까지 오타니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500(22타수 11안타)을 기록했다. 팔꿈치 수술에 따른 재활을 병행하면서 꾸준히 타석에 서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타석에 설 때마다 굵직한 결과를 냈다. 홈런도 2개 있었다.

물론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른다. 그래도 더이상 준비할 시간이 없다. 시범 무대는 다 끝났다. 이틀 후 개막전이다. 20일 자신의 우상인 다르빗슈 유를 상대한다. 단 한 번도 마주하지 일본 야구 아이콘 둘의 격돌이다. 전세계 야구팬이 주목하는 개막전에서 오타니가 반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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