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프로가 부담이 된다고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례적으로 강렬했던 출정식이었다. 하늘을 수놓은 폭죽 수만큼이나뜨거운 구호로 2024시즌 출발선에 섰다. 지난 19일 대전에서 ‘달리진 우리’, ‘리빌딩 종료’를 외친 한화 최원호 감독이 23일 144경기 대장정에 돌입하는 소감을 전했다.

최 감독은 이날 잠실 LG전을 앞두고 “아마도 내 야구 인생에서 첫 번째 개막전이 아닐까 싶다. 선수 시절에는 늘 4, 5선발을 해서 개막 엔트리에서는 빠져 있었다. 락커룸에서 TV로 개막전을 본 기억이 많다”며 “그래서 개막전 느낌을 잘 모른다. 오늘 잘 느껴보겠다”라고 웃었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이지만 감독으로서 개막전은 처음이다. 2023년 5월12일 감독으로 부임한 만큼 작년 개막전 시점에서는 다른 자리에 있었다. 당시 최 감독은 한화 2군 감독이었다. 최 감독이 1군으로 올라온 후 한화는 연승을 달리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가을 야구도 응시했다. 후반기에는 경기력 저하로 추락했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서는 벗어났다.

올해든 더 달라진다는 각오다. 한화는 개막에 앞선 출정식에서 가을 야구 진출을 천명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고 이듬해 신구장에서는 우승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최 감독은 이를 두고 “선수들에게 올시즌 구단의 각오와 계획이 직접적으로 전달이 됐다고 본다. 팬들에게도 이러한 메시지를 전했지만 이를 선수들에게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게 아닐까 싶다”며 “그렇다고 이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돌려서 얘기하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게 헷갈리지도 않고 더 낫다. 부담을 느끼더라도 그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프로가 부담이 된다고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한화 주장 채은성은 5위 안에 들지 못하면 한겨울 바다에 뛰어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출정식 각오와 일맥상통하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너희들 물에 빠지면 우리는 잘린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선수들은 물에 빠지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돌아오지 못한다. 그래도 그만큼 베테랑 선수들도 각오를 간접적으로 강하게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도약 중심에는 류현진이 있다. 이날 개막전 선발 투수 또한 류현진이다. 최 감독은 이날 류현진 투구 계획과 관련해 “투구수 90개 안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빌드업을 거치면서 90개까지는 던질 수 있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상대도 왼손 투수 엔스지만 우리는 류현진이 나간다”며 재차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한화는 정은원(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2루수)~김강민(중견수)~하주석(유격수)~최재훈(포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김강민의 중견수 출장과 관련해 최 감독은 “사실 플래툰으로 상대 왼손 투수에 맞춰서 꾸준히 기용하는 것도 생각했다. 그런데 정경배 코치가 그러면 전반기 내로 퍼진다고 하더라. 작년에도 2경기 연속으로 나간 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며 “일단 오늘은 관심이 큰 개막전이라 있는 선수가 중견수를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 강민이를 넣었다. 중견수로는 일단 (임)종찬이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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