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달라진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마지막 찬스에서 멋지게 끝내기 안타를 때리는 장면을 그렸고, 완벽하지는 않았으나 결과를 냈다. 수비만 잘하는 선수이기를 거부한 LG 내야수 구본혁(27)이다.

혈투에 마침표를 찍는 주인공이 됐다. 구본혁은 4일 잠실 NC전 11회말 팀의 8-7 승리를 이끄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 1사 2, 3루에서 이준호의 속구를 공략했고 타구는 우익수 박건우 앞에서 떨어졌다. 4시간16분 승부가 LG 승리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구본혁의 개인 통산 첫 끝내기 안타로 LG는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전부터 2일 잠실 NC전까지 3연패에 빠지며 시즌 첫 위기와 마주했지만 2연승으로 궤도에 오르고 있다.

경기 후 구본혁은 “11회말 타석에 섰는데 꿈에 그리던 순간이 왔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나는 이런 기회에서 절대 나가지 못하는 선수였다. 예전이었다면 대타로 바뀌었을 것”이라며 “솔직히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타구가 그렇다. 좀 멋있게 치고 싶었는데 그냥 행운의 안타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진짜 막 좋지는 않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대타 자원이 있었다. 신인 김현종과 내야수 김주성,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스퀴즈를 댈 수 있는 허도환까지 구본혁의 대체 카드가 남은 LG였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구본혁을 밀고 갔다. 시범경기 기간 0.389(18타수 7안타)로 활약하면서 단순히 대수비가 아님을 증명한 구본혁이다. 실제로 염 감독은 지난달 31일 고척 키움전과 2일 잠실 NC전에서 구본혁을 2루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앞으로도 신민재, 오지환, 문보경 등이 휴식이 필요하거나 상대가 왼손 선발을 내세울 때 구본혁이 선발 출장할 계획이다.

구본혁이 스스로 타격에서 자신감을 느낀 순간도 시범경기 기간이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타격이 되니까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 타격이 안 되면 경기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타격 훈련을 많이 한다. 시범경기 때 잘 되면서 타격에 대한 자신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무에 있으면서 잘 치는 타자들의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러면서 공통점을 알았는데 하체 이동이었다. 잘 치는 타자들은 상체로만 치는 게 아닌 하체를 잘 쓴다. 그때부터 나도 하체 이동을 신경 썼고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롤모델은 많다. 그래서 얼마든지 훈련할 수 있다. 구본혁은 “우리 팀에는 훈련을 많이 하는 선배들이 많이 있다. 해민이 형, 현수 형, 지환이 형 등 다 훈련량이 많다. 늘 따라서 훈련하고 있다”며 “솔직히 처음 캠프에 갔을 때는 주눅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나도 타격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고 오늘 행운이지만 끝내기 안타도 나왔다. 자신감이 더 붙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비 훈련도 골고루 다 하고 있다. 왼손 투수 공도 잘 칠 자신이 있다. 지금의 나는 확실히 다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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