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늘 아미에게 긍정적인 힘을 주고 새로운 삶을 선물해줘서 고마워”

내리쬐는 햇빛과 무더위도 보랏빛 아미(ARMY·팬덤명) 물결을 막을 순 없었다. 방탄소년단(BTS)과 아미가 어우러진 축제로 잠실 일대가 보라빛으로 일렁였다.

방탄소년단의 데뷔 11주년을 기념하는 ‘2024 페스타’가 오는 2~13일 약 2주간 진행된다. 8일 정오부터 방탄소년단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개최되고, 지난 7일에는 정국의 팬송인 ‘네버 렛 고’가 공개됐다.

방탄소년단 데뷔일인 13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풋살장과 체육공원 일대에 ‘2024 페스타’가 개최됐다. ‘페스타’는 방탄소년단이 매년 데뷔일을 기념해 팬들과 함께 즐기는 일종의 ‘생일파티’다.

종합운동장 일대는 ‘BTS월드’로 변신했다. 업사이클링 플라스틱 파츠를 제작하는 부스와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로 채워진 뽑기 기계 등이 마련된 ‘플레이 존’, 아미 멤버십 가입자에 한해 기념품을 증정하는 ‘아미 존’, 포토존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돼 방탄소년단 11번째 생일을 기념했다.

한낮 30도가 넘는 폭염주의보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행사 당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는 보라색 의상과 악세사리, 소품, 심지어 염색까지 누가 봐도 ‘아미’임을 알 수 있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국 팬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해외 팬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글로벌 그룹답게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온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종합운동장 지하철역을 나오자마자 양산과 부채, 손선풍기, 얼음 찜질팩 등을 든 아미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이 줄은 ‘2024 페스타’가 열리는 입구까지 이어졌다. 각종 체험 부스 줄이다. 또 다른 팬들은 그늘에서 돗자리를 깔고 간식을 나눠 먹거나 노래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기도 했다.

현장에 모인 아미들은 국적, 인종, 나이는 달랐지만 방탄소년단이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각자가 가진 추억을 공유하며 저마다 방탄소년단의 11주년을 기념하고 자축하며 서로 팬심을 나눴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나디아(27)는 2019년 이후에 한국에 두 번째로 방문했다. ‘최애’ 멤버로 진을 꼽은 나디아는 “아쉽게 허그회는 당첨되지 못했지만 진아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진은 늘 에너지가 넘치고, 건강한 생각들로 저에게 동기부여를 준다”며 “어제 하이브 건물을 방문했는데 눈물이 났다. 진이 돌아왔다는 생각에 정말 행복했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이야기했다.

대미는 생일의 당사자인 멤버 진의 참석이다. 전역 후 민간인이 되자마자 첫 공식활동이다. 진은 이벤트 1부에서 팬 1000명을 한명 한명 안아주는 허그(Hug)회로 전역의 기쁨을 팬들과 나눈다.

진은 이벤트 아이디어를 직접 기획했다. 아미와 가까운 거리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당초 보다 많은 팬들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3000명 ‘허그회’를 기획했지만 소속사의 만류로 1000명으로 축소됐다는 전언이다.

1000명 안에 들지 못한 팬들을 위해 2부 팬미팅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은 방탄소년단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버스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는 세심함도 엿보였다.

미국 LA에서 온 엠마뉴엘(23)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온 사라(28)는 내년에 완전체로 복귀할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라는 방탄소년단 곡들의 한국어 가사나 멤버들의 말들을 타투로 몸에 새겼다며 보여주기도 했다.

엠마뉴엘은 “진을 제외한 다른 멤버들이 아직 복무 중이라 아쉽긴 하지만 어제 멤버들이 함께 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또 방탄소년단을 만나러 한국에 올 거다. 2025년에 보자,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소년단 포에버)!”라며 환하게 웃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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